며칠 전 평일 한가한 오후에, 안경원에 손님이 방문했다.
평일 오후에는 어울리지 않는 20대 남자 손님이었다.
트레이닝복에 슬리퍼, 후디를 덮어쓰고, 꽤 높은 도수의 뿔테를 쓰고 들어왔다.
“네~ 뭘 도와드릴까요?”
“안경을 새로 해야 할 것 같아서요.”
들릴 듯 말 듯 아주 작은 목소리였다.
일단 시력검사를 해야 하여 검사실로 향했다.
피검사자자리에 앉아 후디를 벗은 모습을 보고 조금은 놀랐다.
청학동에서나 볼듯한, 정리되지 않은 턱수염과 김경호를 연상케 하는 긴 머리.
그런데 앞머리는 본인이 자른듯한 비뚤비뚤한 일자머리를 하고 있었다.
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스타일이 너무 멋있네요. 예술 계통에 있으신 거 같네.”
손님은 그냥 멋쩍게 웃으며 아무 말하지 않았다.
시력검사를 끝나고, 변화된 시력에 대해 설명을 다 마치고, 나는 물었다.
“나도 턱수염 기르고 싶은데 염소같이 나서 기를 엄두도 못 내고 있어요. ^^ 부럽네.”
“몇 살이에요? 군대는 다녀왔어요? 아니 안 갔으면 잘라야 하잖아요. 아깝게. ^^”
흔히 하는 일상적인 이야기다.
지금 25살이에요. 군대는 안 갔어요. 면제예요. 저 사실 20살 이후로 밖에 나가본 적이 별로 없어서요. ^^
살짝 당황했지만, 이 친구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듯했다. 조심스럽게 맞장구도 쳐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 그렇구나. 나도 사실 예전에 그랬었거든요. 그냥 좀 힘들 시기가 있더라고요. 나도 재작년에 1년 반 정도 집에 있었는데.. 집에서 책 많이 보고, 글도 쓰고, 한번 그래 봐요!^^”
아무 말없이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부모님과의 마찰이 있었다고 한다.
아주 똑똑하신 부모님을 두신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독서를 권하고 성공의 기준을 바로잡으려 노력했다.
1년에 책을 100권은 읽어야 해.
성적관리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가야 해.
돈이 많아야 행복하다.
성공의 기준은 100%는 아니지만 돈이 필수다.
결국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시작했다.
게다가 그 시기는 그 친구를 더욱 힘들게 했다. 부모님들은 더욱더 세차게 그를 몰아붙였다.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부모님이 세차게 몰아붙일 때면 내 영혼이 몸속에서 나와 떠나니는 상상을 했다고 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안타깝다. 아주 똑똑한 친구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커져만 갔다.
결국 그 친구는 집 밖에 나오기 어려운 사람이 되었다.
과연 부모님의 잘못인가? 아니면 이 친구의 잘못인가? 아니면 성공만을 쫓는 이 세상의 잘못인가?
안타깝다.
도대체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성공을 왜 하려 하나? 행복하기 위해.
돈을 왜 많이 벌려 하나? 행복하기 위해.
행복하려고 성공을 하려는 것이다. 그걸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성공의 의미를 행복에 두지 않고 자아실현에 두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닦달하지 마라.
월 1000을 못 벌어도 실패한 인생 아니고, 한 달에 책 한권만 읽는다고 창피해야 할 인생 아니다.
‘난 미라클 모닝 안 하는데.. 1인 창업 안 하는데…. 부동산 잘 모르는데… 온라인 마케팅 잘 모르는데…?”
“난 지금 남들보다 뒤떨어지고 있나? 난 평균 이하인 사람인가?”
아니 괜찮다.
이제 평균이란 없다.
남들이 만든 기준을 만들어 우리를 끼워 맞추지 않아야 한다.
안경 맞추러 나온 것도 대견하다. 여기까지 온 것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꼭 다시 한번 날개를 펼칠 기회가 찾아올 거야.
내가 기도해주마. 대한민국 젊은이여…
꼭 집 밖으로 나와 너만의 성공을 이루릴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