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가스라이터들을 청소하는 방법

by 망고아미고

몇 년 전부터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단어가 있다.

가스라이팅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와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또 스스로의 판단력을 의심하게 만들어, 판단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행위의 의미를 갖는다.

언어 행동으로 국한하면 상대방의 자주성을 무너뜨리는 언행이다.


보통 데이트 폭력과 더불어 연인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세뇌 과정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이 용어가 널리 알려지면서, 애인 사이뿐만 아니라, 가족, 사제지간, 직장 내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 되었다.

가스 라이팅에 대한 글들은 대체적으로 피해자의 입장에서 쓰인 글들이 많다.


알고 보니 가스라이팅이었어요.


사랑이란 이름의 가스라이팅.


저는 가스라이팅을 당했었습니다.



가스라이팅을 당한 피해자들이 얼마나 힘든지, 지워지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알고 있다.

나 또한 경험자이다.

이번엔 서로의 입장에서 바라보자.


물론 사전적 의미와 같이 타인의 심리를 조종해서 판단력을 붕괴하여 나에게 의지하게 하려는 가스라이터도 분명 존재한다.

또한 가해자 자신도 자신의 행동이 가스라이팅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가스라이팅을 행하는 경우도 많다. 그냥 잠재적으로 우월감을 갖고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라며 착각하며 행한다.


그 나쁜 가스라이터들이 아주 흔하게 하는 가스라이팅 행위는

자신의 말이 무조건 맞고 상대방의 말은 무조건 틀린 판단이라고 강요하여 부정적 인식을 주입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작은 실수를 하면 확대 해석하여 비난하거나, 일반화를 시도하고, 그들이 잘한 일도 평가절하를 한다.

당연히 누구한테나,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내가 당할 수도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남에게 내가 행할 수도 있는 일이다.


“널 위해서 그런 거야. 널 일부러 괴롭히려고 그런 게 아니야.”


과연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이렇듯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나의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고, 기분 나쁘게 이야기를 했다고, 가스라이팅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경험상 피해자는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시기에 대체적으로 방어기제가 엄청나게 강하고 자존감이 낮은 편이다.

회사 대표가 항상 출근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직원에게 지적을 했다.


“XX 씨는 너무 자주 늦네요. 직장인에게 근태는 기본인데, 지킬 건 좀 지킵시다.”

그 말은 들은 XX은 나에게 와서 이야기한다.

“저거 가스라이팅 아니에요? 와 어이가 없네. 아니. 출근시간 좀 늦었다고 사람들 앞에서 나를 기본도 안 되는 인간으로 몰아가네. 아~따로 불러서 얘기하면 되지”

‘아닌 것 같은데. 그거 가스라이팅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이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다 소시오패스인 건가요?

나에게 조언을 해주는 나이 많은 인생선배는 다 꼰대인 건가요?

이렇게 합당한 지적이나 선의의 질책도 가스라이팅이라고 치부될 수 있다.




아니, 그냥 단순한 의견까지도 가스라이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책을 너무 사랑하는 내가 나의 아내에게 책 읽기를 권한다.

“자기야,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지? 책 몇 권 추천해 줄테니까 읽어볼래?”

“예전에 나 힘들 때 읽어보니 도움이 많이 되더라.”

“그리고 앞으로 시간 내서 같이 읽을 책도 몇 권 찾아서 같이 읽자”

이렇게 나는 독서가 좋다고, 책을 읽으라고 아내의 마음에 영향을 주며 심리적으로 조종했다.

그래서 내 아내는 책을 읽기 시작했고, 독서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럼 나는 가스라이팅을 한 건가?





내 주변의 가스라이터들을 청소해버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자존감을 높이면 된다.

누군가에게 지적을 당하면 똑같은 지적을 당하지 않도록 변하면 된다.

늦게 출근한다고 지적을 받으면 안 늦으면 되고, 어떤 실수를 자주 해서 자주 실수하는 사람으로 치부되어 버리기 전에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면 된다.

조건반사적으로 꼰대! 가스라이팅!을 외치기 전에 나 자신을 한번 더 돌아봤으면 좋겠다.

가스라이팅의 피해자보다 나르시시스트가 되자.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가스라이팅을 당할 수 없다.

그렇다고 자존감이 낮아서 가스라이팅을 당한 거니 피해자 잘못이라고 말하는 건 절대 아니다.

백번 천 번 가스라이팅을 하는 쪽이 나쁜 쪽이다.

나는 그저 나쁜 놈들이 나를 조종하기 전에, 내가 조종당하기 전에 자존감을 높여, 나쁜 놈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우리 모두 자존감을 높인다면 가스라이터는 분명히 줄어들 것이다.
강한 나르시시스트가 되자.
세치 혀로 나를 지배하려는 더러운 가스라이터들을 청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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