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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이막 힘들었지만 잘 살았네

찻잔에서 찻잔으로 이어지는 찻잔 스토리

by tea웨이



인생 이막으로 시작한 찻집이 어언 20년 차이다. 찻집은 잠시 한숨 돌리고 쉬어 가고 있는 중이다

일주일에 나흘 문을 열어 놓고 있는 중이다. 유지를 못 해서? 그건 아니다. 한창때보다는 매출이 줄기는 했지만 유지될 정도의 수입은 되었다. 더구나 이미 사진작가들에게 사진 명소였던 호수였는데 산책길, 출렁다리 등이 생기고 전국구로 유명세를 탄 작약 꽃밭이 드라마 배경으로 나오기 시작하더니 관광객이 모여들었다


작약명소 바로 옆에 있는 우리 찻집 내 살림집 골목길은 작약 보러 가는 관광객들로 5월에는 강남역보다 더 붐볐다. 군에서 천만 관광객 시대라 큰소리치더니 관광버스가 드나들고 카페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기 시작했다. 몇십억씩 투자해서 만들었다는 대형카페들도 출몰하기 시작했다..

내 찻잔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찻잔이나 나나 인생의 노년기가 온 것이다. 내 몸이 이 호숫가에 인생 이막의 꿈을 품고 왔던 젊고 건강한 사십 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년의 환자가 된 것이다. 더는 찻집 일은 무리였다. 내 치병에 더 관심을 두어야 했다.


그래서 동생에게 찻집일은 맡기고 치병 중이다. 아직 이 공간에서 이룰 꿈이 반절도 지나지 않았는데... 날마다 살림집 앞 창문에서 찻집을 바라보는 것은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었으나. 이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서 미루고 미루다 이 찻집공간의 두 번째 주인을 찾는 중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이 글은 내 인생 이막의 공간과 찻잔 스토리를 팝니다였다




인생 이막의 꿈을 막상 실천하려면 누구나 먼저 생기는 게 두려움이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오래된 찻잔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몇십 년 묵은

시커먼 차덩어리를 부수어서 아무런 설명 없이 차 한 잔 드린다면 무슨 생각을 하실까?


- 아이고, 찝찝해. 이 찻잔 누가 마신건지.. 혹시 무덤에서 도굴한 건지..

어머 ,, 그러면 시체옆에 있었던 거 아냐. 깨끗이 씻기나 했나

저 찻잎 덩어리 깨끗한 창고에서 과연 보관했을 까..-


찻잔사이에 낀 검정 때와 찻잎의 청결 상태부터 살피시지 않을까

첨부터

-야. 멋지다. 저 찻잔 색, 찻잔 선. 한번 만져봐도 돼요?

아! 차 우린 색이 잘 익은 포도주 색깔이네요 -

이런 사람은 없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은 두려움이 필수입니다

그리고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번 극복하고 나면

남의 인생이 아 니라 내 인생을 살았다는 뿌뜻함

내가 주체가 된 삶을 살아본 사람만이 뿜어나오는 자신감


주차장에서는 안 보이다가 돌담길 모퉁이를 돌자마자

갑자기 호수와 함께 등장하는 호수풍경에 반해 이십 년을 머물르다가

돌아나오면서 그 풍경을 바라보며 저처럼

힘들었지만 잘 살았네. 하고 나올 거라 확신합니다


찻잔에서 찻잔으로 이어지는 찻잔스토리 끊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찻집 공간과 찻잔은 찻집 주인의 인문학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찻잔 하나가 바뀌면 일상생활이 바뀌거든요.

20년 차실 운영해 본 제 경험담입니다.

마지막으로 찻집 운영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나 찻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부산 해운대의 숙우회찻잔과, 서울 하동 두 군데 차실을 운영하는 호중거 찻잔을 한번쯤이라도 꼭 꼭 경험해 보기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지인들께 찻잔 성지순례로 권하는 곳입니다. 이 두 군데의 찻잔이야기만 나오면 객관화가 안되어 무조건 예찬의 언어만 줄줄이...나와서 냉정하게

그래서 AI 도움으로 기준으로 기록합니다.


숙우회


숙우회(熟盂會)는 차(茶) 문화를 중심으로 한 전통 다도 모임이에요. 이름 그대로 ‘익을 숙(熟)’, ‘그릇 우(盂)’, ‘모일 회(會)’라는 뜻을 담고 있어, 차를 통해 마음을 익히고, 그릇처럼 넉넉한 품성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라고 할 수 있죠.

1970년대 강수길 선생님에 의해 시작되었고, 본부는 부산 해운대에 있어요. 숙우회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것을 넘어서, 명상, 예절, 의식, 접대 등 다양한 차행법을 통해 고요하면서도 활기찬 삶을 추구합니다. 현재는 200여 가지가 넘는 다법(茶法)을 전승하고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

선차(禪茶): 명상을 위한 차 마시기

의식차(儀式茶): 자기의식을 고양시키는 차

접빈다례(接賓茶禮): 손님을 위한 차 예절

헌다례(獻茶禮): 모든 존재에게 차를 바치는 의식

이런 활동을 통해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삶의 태도와 철학을 배우는 공간이기도 하죠.

차 한 잔에 담긴 깊이가 궁금해지지 않나요?




호중거


호중거(壺中居)는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다도 체험을 제공하는 곳이에요. 서울 한남동과 경남 하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각각의 공간에서 차를 경험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릅니다.


호중거 한남: 차를 깊이 탐구하고 배우는 공간으로, 유료 다도 체험을 진행하며 다양한 차와 다기(茶器)를 경험할 수 있어요.

호중거 하동: 여행 중 휴식을 위해 들러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차를 마시며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곳이에요.


호중거에서는 중국과 대만의 우롱차, 보이차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방문하여 새로운 차 문화를 접할 수 있어요. 예약제로 운영되므로 방문 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 한 잔의 깊이를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



그럼 다음에는 제가 경험한 호중거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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