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는 대화가 아니다
아이를 평가하는 순간, 대화는 멈춘다
"아이들은 비교 속에서 자신을 설명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한다."“나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이의 말은 작았지만
그 안에는 오래 쌓인 마음이 담겨 있었다.
교습소에는 혼자 조용히 다니는 아이들도 있지만
또래가 함께 다니는 경우가 더 많다.
남매나 형제, 자매가 같이 다니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해서
모든 아이의 속도가 같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빠르게 성장하고,
누군가는 조금 더 천천히 걸어간다.
나는 그것이 단순히 노력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교습소에 자매가 함께 다닌 적이 있었다.
둘 다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아이들이었다.
학원을 처음 다녀보는 아이들이라
처음에는 더욱 조심스러웠다.
시간이 지나며 적응이 시작되었고,
언니는 언어적인 감각과 성실함이 더해져
짧은 시간 안에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반면 동생은 영어에 큰 관심이 없었다.
누가 봐도 어쩔 수 없이 다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두 아이를 같은 기준으로 보지 않았다.
언니와 동생을 나누어 바라보고
각자의 속도에 맞게 수업을 진행했다.
동생은 또래 친구들보다 느린 편이었기에
초등 시기에는 아이의 속도에 맞추고,
중등을 앞둔 시기에는 방학 특강을 통해
조금씩 속도와 양을 늘려 갔다.
친구들은 더 오래 영어를 배웠고
실력도 앞서 있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그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았다.
언니는 결석 한 번 없이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아이였다.
반면 동생은
가끔은 쉬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나는 동생에게
조금의 여유를 허락해 주었다.
억지로 붙잡기보다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다려 주었다.
그 선택이
아이를 포기하지 않게 만든 것 같다.
3년이 지나고
그 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중학교 첫 시험.
문을 열고 들어오던 아이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난다.
“선생님, 저 100점 맞았어요.
저도 100점 맞아도 돼요?”
처음으로 스스로를 믿게 된 순간의 얼굴.
그 말에는 기쁨과 함께
믿기지 않는 마음이 섞여 있었다.
그날 아이는
처음으로 자신을 믿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었다.
그 순간 이후로
그 아이에게 영어는
더 이상 어려운 과목이 아니게 되었다.
나는 그 자매를 가르치면서
단 한 번도 서로를 비교해 상담하지 않았다.
대신
각자의 속도와 방향을 설명했다.
언니는 늘 높은 점수를 유지했고,
동생은 자신의 속도로 따라왔다.
하지만 동생이 처음으로 100점을 맞았던 날,
그 감동은
언니의 점수와는 다른 의미로 더 크게 다가왔다.
부모님과 나,
그리고 아이 모두에게.
또래가 함께 다니는 교습소에서는
비교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다른 아이가 더 잘하면
부모의 마음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한 번의 시험으로
아이의 모든 실력을 판단하지 않는다.
대신
어디에서 틀렸는지,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그 과정을 함께 본다.
비교는 대화가 아니라
아이를 평가하는 방식이 된다.
아이들은 비교를 들을수록
자신을 믿지 않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대화를 멈춘다.
나는 점수로 아이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큰 오류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아이들이 나에게 마음을 여는 이유는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주는 것.
그것이 아이와의 대화를 이어가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비교가 사라질 때
비로소 대화가 시작된다.
아이들의 마음을 어른의 언어로 번역해 보는 글빛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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