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창과 비수
옥담 안이 아니라, 옥담 밖의 가족에 대한 걱정만이
안에서 치러야 하는 옥고(獄苦)입니다.
감옥에 들어오자
매일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의 <감옥으로부터의 편지>를 썼다.
그의 사색(思索)을 따랐다.
그의 출소 후의 독보(獨步)를 따랐다.
그의 <강의>를 읽었다.
그의 사색과 독보가 걸었던 그만의 독법(讀法)을 따랐다.
나의 감옥에서의 사색은 묵언의 따라감이다.
그는 '고전 독서는 과거 역사의 재조명'이라 했다.
나의 고전 독서는 나의 성찰을 위한 현대사다.
그를 뒤따라가는 길에서 나는 나의 사색에 각성과 성찰을 따랐다.
적에게는 투창(投槍)을, 자신에게는 비수(匕首)를 향하라 했던 말입니다.
시는 외운다.
소설은 외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길이 때문만은 아니다.
시는 단어와 문장이 남지만,
소설은 문장이 아니라 인물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