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중간고사

비즈니스사대부

2025.2

by 유영준

할아버지는 1919년 기미년 생이셨다.
시대적인 흐름도 있거니와 집이 시내 중심지와 거리가 멀었기에
자연스레 할아버지는 소학교와 같은 근대 학교교육을 받지 못한 분이었다.

그저 남들처럼 땅을 일궜고 나무를 베어다 불을 때던 분이다.

낡은 초가집에서 옛 가문의 영화라고는 오래된 족보와 책들뿐이었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 없어진 책이 많지만 어릴 적 집에는 오래된 족보와 자치통감, 논어 등의 곰팡내나는 책들이 더러 있었다.

어린 마음에 떠들러보았는데 온통 한자로 된 고서를 읽을 수 없었기에
그저 신기하게 쳐다만 보았다.

그 당시에도 여든에 가까우셨던 할아버지는 이런 나를 보시곤 천자문을 알려주셨다. 천자문부터 소학, 명심보감과 채근담 등으로 시작해 유치원을 졸업할 때 쯤엔 공자와 논어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물론 머리가 나빠 제대로 이해하진 못하고 그냥 공자할아버지가 그랬어요~ 정도 수준밖에는 되지 못했다. 3백년 전에 태어났으면 끔찍할 일이다.

그 이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동양 고전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진 못했지만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내 삶의 한 지렛대로 삼아 지내왔다.

그런데 요새 문득 사서삼경을 다시 공부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컨설팅이나 세일즈를 하다보니 남을 가르치기 전, 나부터 다시 공부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 것이 가장 컸다. 마침 어제 중랑천을 걸으며 논어를 읽은 뒤라 그 마음이 더 커졌다.

'비즈니스 사대부'란 이름으로 어젯 밤 사서삼경을 이해하고 현대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작업을 해봤다.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진않아 얼개만 짜놓고 스스로 해당 핵심개념에 대해 질문해볼 수 있도록 틀을 짰다. 혼자 하였으면 삼사일은 너끈히 걸렸을 일인데 GPT에게 부탁하니 10분 안에 모두 끝났다. 마치고보니 서른 페이지 정도 된다.

다시 공부할 때다. 흘러간 옛 이야기라 치부하지 않고 내 본질을 다져야겠다.


올 한해는 그것만 해도 내게 성공한 해가 될 수 있게.


file-ApxCy9b6rsLRumUUC4egd8?se=2025-03-23T10%3A55%3A14Z&sp=r&sv=2024-08-04&sr=b&rscc=max-age%3D604800%2C%20immutable%2C%20private&rscd=attachment%3B%20filename%3Dce1b8da0-a417-48c8-8668-411080beae81.webp&sig=rzsbENqHDyspHmW86rHMWTNCoOJ7ryU7o3cTbHACzBA%3D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