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마다 책 수다 클럽하우스를 5주째. 그냥 노는건데 심지어 유익하니...
개인적으로 오늘 최대 성과는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 단어 뜻을 이제야 안 것. 양자(Quantum)란 단어가 질보다 양(quantity)할 때, 바로 그 단어의 단위 quanta 의 단수형. 가장 작은 단위 quantum 의 움직임을 연구하는게 양자역학. 가장 작은 애들은 눈에 보이는 애들과 달리 순간이동도??
과학 책 잘 안 보는데, 과학 상식 늘어나니 꿀잼이죠...
무튼 1, 2회 , 3회 , 4회 기록은 여기 있고요. 오늘 책 목록은...
[독서가와 행동가들] 뭐 읽고 있니? epi 5
- <백인의 취약성> 로빈 디 앤젤로 <시간은 왜 흘러가는가> 앨런 버딕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카를로 로벨리
-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한국성소수자연구회 <무지개 성상담소> 동성애자인권연대 외 <끌림의 과학> 래리 영, 브라이언 알렉산더 <크레이지 호르몬> 랜디 허터 엡스타인
- <제7의 인간> 존 버거
-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제랄드 브로네르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박훈 <본격 한중일 세계사> 굽시니스트 <민주와 애국> 오구마 에이지
- <올웨이즈 데이원> 알렉스 칸트로위츠
- <쌀 재난 국가> 이철승
오바마의 <A Promised Land>, 지아 톨렌티노 <트릭 미러>, 트레버 노아 <태어난게 범죄> 등 미국 사회에서 뜨거운 책들을 꾸준히 소개해주시는 정훈님의 이번주 픽은 <백인의 취약성>.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총기난사 사건,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에게 코로나 검사를 강제한 우리 안의 인종주의를 생각하며 챙겨보셨다니 그 마음에 일단 감사. 인종문제 지적을 못견뎌하는 백인들의 유리멘탈을 지적한 책이라고요. 2018년에 쓰였지만, 조지 플루이드 사건으로 재조명. 저자가 '인종 다양성 훈련사'라는게 전 신기합니다. 인종 다양성 워크샵의 단골 강사. 그 사회, 그래도 노력은 하는거잖아요.
저의 문제의식은.. 작년에 읽은 <라스트 캠페인> 보면 1960년대 흑인 차별도 심각했는데 반세기 지나도 미국은 여전하다는 것. 한국의 인종차별 역시 간단찮은데..어찌될까요. 일단 우리 사회에서 이 문제가 본격화되기 전에 차별금지법이라도 통과시켜야 한다는 태형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경달님은 시간에 대한 책 두 권을 소개. 뉴요커의 과학기자, 편집장 출신인 앨런 버딕이 쓴
<시간은 왜 흘러가는가> . 시간을 인지하는 세포가 있다니 신기하지 않나요? 동굴에 들어가버린 학자의 실험에 따르면, 24시간이 처음엔 24.2시간으로 느껴졌고.. 나중엔 26시간 정도.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이유는 뭘까요? 자극이 없어서? 시차 줄이려면 도착지 시간에 맞춰 식사하거나 아예 단식하면 효과적이라는데... 기내식 재미를 버리고 단식이라니... 저는 첫입학, 첫졸업, 첫키스 등 새로운 기억들을 만들지 않고 비슷한 일상을 영위할 때 시간이 더 빨리 흐른다는 얘기를 어디서 보고.. 새 경험을 중시하는 인간. 그렇다고 시간이 천천히 흐를 거 같진 않은데 말이죠.
경달님이 함께 읽은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는 카를로 로벨리 라는 물리학자가 썼는데, 좀 덜 재미있다고요.. 이때 Kap 님 등장. 카를로 로벨리가 엄청 재미난 작가란 얘기를 하기 위해서!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이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논하는데, 물리학 책 중에 가장 쉽다고요. 실제 이탈리아에서 14년에 출간된 뒤 영국, 프랑스, 스페인에서 장기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300만부 이상 팔렸다니.. 대중적으로 쓰였다는 점 인정.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우리는 무엇인지, 어디로 가는지.. 철학자와 과학자들 탐구가 사실 똑같더라는 말씀도 흥미롭고요.
가장 작은 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과 가장 큰 세계를 보는 상대성이론, 그걸 연결하는게 현대 물리학의 최대 과제란 말씀, 아인슈타인도 그거 연구하던 분이었고, (레이저시술이 다 아인슈타인 이론에서 나왔다는 건 또 신기한 얘기).. 앞서 썼지만.. 양자역학 .. 단어 뜻 알게 된게 가장 기뻐요ㅋㅋ
고운님은 김기홍님과 변희수님을 떠나보낸 뒤.. 학교에서 성소수자 문제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고민하면서 책을 보셨네요. 기본적으로 15년 성교육 표준안에도 '여자는 무드에 약하고, 남자는 누드에 약하다'는 어이없는 문구가 있었다니, 성적 정체성 얘기를 과연?? 가르치면 애들 동성애자 된다고 반발하는 학부모도 있다는데?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는 사람들의 편견, 혐오 등에 대해, 가족구성권과 퀴어 운동 쟁점 등 입문용으로 훌륭한 책이고, <무지개 성상담소> 는 성체성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교사와 보호자가 어떻게 접근하고 대화해야 하는지, 어떤 말을 조심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랍니다. 제자들 중에서도 이런 고민 하는 이가 등장하기도 하고, 해맑은 차별을 이어가는 아이들도 있고.. 현장의 고민을 들어보니 어렵습니다. 이쯤에서 태형님의 추천은 <끌림의 과학>. 부제가 '사랑, 섹스, 모든 끌림에 대한 과학적 접근'. 동성애자는 진짜 뇌가 다르다고요. 이 책이 매우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반면 <크레이지 호르몬>은 좀 더 문과적으로 접근한다는 원준님 설명. 저자는 의사 작가이신데 그렇다니ㅎㅎ
오바마가 대선 후보였을 때, 동성애, 동성혼이 쟁점이 되는걸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린 선거 쟁점이 대체로 빨갱이, 공산주의자 수준이었거든요. 이젠 더이상 미국에선 쟁점도 되지 않습니다. 인종차별이 반세기 동안 진전이 없는 반면, 동성애는 고비를 하나 넘긴 모양새인가, 그건 혹시 샌프란과 뉴욕의 부유한 동성애자들의 기여 덕분일까, 그럼 차별 역시 경제 이슈인가.. 뭐 이런 생각이 이어지고요.
이번주 태형님의 책은 존 버거의 <제7의 인간>. 이민노동자를 다루는 문제의식이 요즘 상황과 대비해도 위화감이 전혀 없는데 1979년 책이란게 함정. 플랫폼노동자에 대한 고민까지 연결해서 봐도 생각이 이어지는건, 깊게 사유하고 쫓아가는 존 버거 스타일. 사실 그 유명세만 들어봤을 뿐,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이 책 같이 낭독 해보자고, 제가 무척 좋아할거라고 꼬시는 태형님... 으아..
제 이번주 책은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아 재미있습니다. 믿고 싶은 것만 보는, 신념에 찬 이들의 음모론과 오류도 흥미롭지만, 기자들이 왜들 그러는지, 왜 기레기가 되는지 이해되는 책. 잘 몰랐던 프랑스 언론 사례들 통해 생각해볼게 무척 많아요. 별도 정리 할래요. 와중에 알고리즘이 가져오는 필터버블과 확증편향에 대한 논의.. 저는 플랫폼의 책무, 그리고 리터러시가 답이라 믿는데.. 리터러시는 개인적 해법이라 사실 구조적 해법이 더 절박하다는데 동의.
다은님은 김원영님의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추천해주셨는데, 와중에 디보티즘이, 태형님 표현으로는 아슬아슬. 제 기준엔 반전. 장애를 가진 대상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는 걸 말하는데, 사실 장애에 대한 거창하고 낭만적 서사로 정치인들이, 종교인들이 떠드는 것과 달리 어떤 이들은 장애인과 5분도 함께 밥을 먹지 못하고, 장애인 학교도 못짓게 하는 현실. 차라리 너의 몸과 함께 하고 싶다는 욕망이야말로 사랑이 아닐까 하는 접근이 있다고요. 성적 대상화가 상대를 존중하는게 아니라 단정하는게, 문득 어려워졌어요.
현모님은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추천. 사카모토 료마 등 일본 근현대사 인물 4명 추적기. '서울대 교수가 쓰는 나무위키' 같다고요. 정훈님 말로는 서울대 교수님들 강의 시리즈가 있다네요.
다만 근대사 전공자인 배님은 이 책에 위험한 내용들이 있고, 편견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 사카모토 료마가 유명해진게 꼭 시바 료타로의 소설 덕분은 아니란거죠. 태형님 말씀대로 우리가 로마사를 시오노 나나미로 시작해서 더 진지하게 나아갈 수 있듯이 그럼? 배님은 굽시니스트의 <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추천했습니다. 더불어 오구마 에이지의 <민주와 애국>.. 근데 이 책은 1100쪽.... 이 분의 <일본 양심의 탄생> 잼나게 봤지만 그래도.. 1100쪽은..
현모님은 <올웨이즈 데이원>도 추천. '2030년을 제패할 기업의 승자 코드, 언제나 첫날'이란 부제가 인상적이네요. 결국 기업 문화 얘기라는데 말입니다. 책 소개 보면, 베조스는 발명을, 저커버그는 피드백을, 피차이는 공동작업을, 팀 쿡은 디자이너를 말합니다. 흠.
제가 1100쪽에 경악할 무렵, 은희님은 얇은 책이라며 <쌀 재난 국가> 추천. <불평등의 세대>를 통해 한국인은 어떻게 불평등해졌는가, 기득권을 비판하셨던 이철승 교수가 더 쉽게 쓰신 모양. 논리적 비약은 있어도 벼농사 생산체제부터 시작해 코로나 사태까지 엮어내셨다고요. 일단 이 분 책을 보지 않았는데, 호기심은 생깁니다. 카를로 로벨리냐, 존 버거냐... 볼게 너무 많은게 문제죠.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