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ter가 세상을 사랑하는 법>
"안녕하세요."
안녕(安寧) : 편안할 안, 편안할 녕
'안녕'은 마음과 몸이 평화롭고 편안한 상태를 뜻하지만, 인사로 쓰일 때는 평안하길 바란다는 뜻으로 쓰인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기본적인 예의로 인사를 배운다. 처음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주 보는 사람에게도 역시 인사를 건넨다. 인사는 이렇듯 어릴 때부터 몸에 습득된 기본적인 예의이지만,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흔하지는 않다.
버스를 탈 때, 가게에 들어갈 때, 회사에 출근할 때 기분 좋게 "안녕하세요."인사를 하는 사람을 보는 것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볼 때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유난히 인사를 잘하는 아이들이 있다. 버스에 타면 꼭 기사님께 인사를 하는 아이, 음식이 나오면 꼭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는 아이. 그런 아이를 볼 때면 부모님이 참 잘 가르쳐주었구나 하는 꼰대 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
인사를 잘해야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잘하는 사람들이 아이러니하게 드물기 때문에 인사를 잘하는 사람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인사를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몸에 밴 습관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그만큼 예의 있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감사함을 감사하다고 전할 줄 아는 존중과 배려. 그런 모습이 관계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삶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긍정적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뵙는 택배 기사님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전하는 것, 늦었지만 열심히 뛰어서 탈 때까지 엘리베이터를 잡아주신 이웃분께 감사하다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 버스를 운전해 주시는 기사님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것, 헤어지는 친구에게 "조심히 들어가."라고 인사하는 것. 그 사소한 것들이 모여 그 사람의 인품을 완성한다.
인사는 습관이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음식점에서 주문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인사를 잘하려 노력하고 있다. 인사에 인색한 사람들을 보며 거울치료를 받은 덕일까. 아니면 인사를 잘하는 사람을 보며, 인류애를 느꼈던 덕일까. 아마 둘 다 일 것이다.
회사에서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인사평가에서 유리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르신들은 '인사만 잘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하셨다. 한때는 그 말을 듣고, 정말 꼰대 같은 생각이라 느꼈다. 인사는 누구나 하는 것이고, 기본적인 예의이자 습관인데 그걸 꼭 그렇게 중요한 태도라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처럼 정해둘 필요가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던 때도 있었다.
살아가다 보니,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할 때가 많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따뜻하게 하는 것이 어렵듯이, 인사를 하는 것보다 인사를 하는 습관,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그런 삶의 습관은 온전히 그 사람의 삶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
그래서 오늘도 습관적으로 인사한다. 내 진심이 뒤틀릴 때도, 다행히 맑은 날도 있지만. 진심이라는 것은 습관 아래서 어느 정도는 컨트롤된다.
그러니 오늘도 기분 좋게 인사해 보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