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굳이 쓰지 않았으면 하는 MZ용어

<Hater가 세상을 사랑하는 법>

by 마림

sns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MZ세대의 용어와 신조어를 접하게 된다.

30대 중반의 열등감일지도 모르겠지만, 새로운 단어가 마냥 신기하고 재밌지만은 않다.


물론 재미있는 단어들도 있다.


'잼민이' '자만추' '에겐남/테토녀' 등 입에 달라붙어 사용하는 게 재밌다고 느껴지는 단어도 있는 반면, '영포티' '느좋'처럼 어감이나 단어 자체가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단어도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쓰지 않았으면 하는 말들이 분명 존재한다.






* 영포티(young+forty) : 40대지만 감각이나 라이프스타일이 젊고 트렌디한 사람.


- '영포티'는 40대의 젊고 트렌디한 사람을 말하지만, 지금은 변질되어 40대 꼴불견을 비아냥거리는 단어로 사용된다. sns에서는 영포티의 기준에 대해 화두가 되고 있다. 단순히 젊은 패션을 따라 하는 40대가 아닌, 20대에게 들이대고 동안인 척하며, 꼰대 성향을 가진 비호감의 40대를 일컫는다. '꼰대'라는 단어 자체도, 세대 편 가르기 적인 단어였지만, '영포티'라는 단어는 더욱더 비꼬는 듯하게 들린다. '영포티'가 즐겨 입는 브랜드까지 열거하며 적극적으로 조롱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의 타격을 논외 하고도, 3,4,50대는 이러한 사회적 시선이 불편할 따름이다. 나이 듦이란 자연스럽고 어쩔 수 없는 것. MZ세대를 그저 '신세대'가 아닌, 개념 없는 젊은 세대로 폄하하는 소수가 '영포티'라는 반감을 샀다고 느낀다. 갈등과 혐오는 늘 있는 것이지만, 신조어를 지나치게 이슈화시켜 갈등을 고조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MZ도 영포티도 우리가 지나온 길, 지나갈 길이다. 너그러운 이해심을 가졌으면 한다.


* 인사이트(insight) : ‘좋은 배움·깨달음·꿀팁’ 같은 의미.


- '그 영화는 인사이트가 쩔어.' 왜 굳이 '인사이트'라고 표현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 광고나 홍보, 마케팅에서의 인사이트는 용어로써 필요하다고 느낀다. 일상 표현에 있어서 좋은 깨달음을 '인사이트'로 굳이 표현해야 하나. 'hip 하다' 'chill 하다' 'fancy 하다' 등의 표현은 대체할만한 한국적 느낌의 단어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했지만, '인사이트'가 좋다는 말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있어 보이는 느낌이 좋은 걸까. 굳이.


* 디폴트(default) : ‘평소 모습’, ‘꾸미지 않은 상태’라는 뉘앙스로 사용.


- '오늘 나 디폴트야.' 인사이트와 같은 결이다. 경제나 컴퓨터 용어가 아닌 '디폴트'는 굳이 왜 사용되어야 하는 걸까. 마치 재미교포가 한글이 서툴러서, 문장에 영어를 섞어 쓰는 느낌이다.


* 느좋 : 느낌 좋다


- 느낌 하나도 안 좋다. 안 썼으면.


* 갓생 (God + 인생) : 규칙적이고 성실하게 알차게 살아가는 삶.


- 열심히 살아가는 삶을 갓생이라고 한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을 동경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왠지 모르게 어감이 좋지는 않다. '너 갓생을 살고 있어?' 굳이, 생을 평가하는 단어를 써야 하는 걸까. '너 정말 부지런하다. 정말 성실하고 꾸준하다.' 한국말은 표현방법이 정말 다양하고, 심지어 아름답다.


* 텍스트힙(text+hip) : 독서를 멋지고 세련되게 느끼는 현상.


- 독서를 멋지고 세련되게 느끼면, 그냥 '독서는 멋지다.' '독서는 세련됐다.' 이렇게 말하면 된다. 독서는 늘 멋진 취미였고, 세련됨이었다. 독서마저도 '텍스트힙'이라는 말도 안 되는 용어를 만들어, 세대의 유대감을 형성할 필요가 있나 싶다. 텍스트힙? hater의 입장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이었다.





불호하는 몇 개의 MZ용어 및 신조어를 얘기해 보았다. 물론 별생각 없이 습관이 되어 사용하거나, 주변의 영향을 받아 사용하거나 그런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 또한 학생 때 '헐' 중독에 빠졌었으니.


줄임말을 쓰거나, 사회 이슈적으로 대두가 되는 단어들은 좋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무분별한 신조어의 사용이나,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단어는 가급적 삼가는 게 좋지 않을까.


이상, 불편한 게 많은 30대 젊은 꼰대의 넋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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