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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솔 Nov 25. 2024

양극성과 통일성 이해하기 3

도전 3.

(지난 화에서 이어집니다...)


  의식이 있는 인간이 세상을 양극적으로 인지한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체험해 보았다. 

  흰 면을 배경으로 보면(인식하면) 검은 옆얼굴을 보게 되며, 검은 면을 배경으로 보면(인식하면) 흰 잔을 보게 된다. 흰 잔은 검은색 면이 있기에 유지되며, 검은 옆얼굴은 흰색 배경이 있기에 유지된다.


  이 그림에서 흰 면과 검은 면은 양 극이다. 흰색 극은 검은색 극에 의존하며, 검은색 극은 흰색 극에 의존한다. 

 

  대립하는 두 극은 그 존재 기반을 서로에게 의존하여 하나의 그림을 이루며, 즉 양극성의 이면에는 통일성이 있다는 사실에 이른다. 



  양극성은 뇌의 해부학적 구조로도 설명된다. 인간의 대뇌는 두 개의 반구로 나누어진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양쪽 뇌 반구는 각각 담당하는 주 역할이 구분되어 있으며, 두 뇌반구는 뇌량이라는 구조로 연결되어 정보를 교환한다. 뇌량이 절단된 환자의 눈을 가리고 와인병따개를 왼손에 쥐어주면, 이름을 말하지 못하지만 올바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반대로 오른손에 쥐어주면 물건의 이름은 말할 수 있지만, 어떻게 사용하지는지 모르는 사례가 책에 소개되어 있다. 


  이는 언어를 담당하고 신체의 오른쪽을 통제하는 왼쪽 뇌반구와, 유형이나 구조의 전체적인 파악을 하고 신체의 왼쪽을 통제하는 오른쪽 뇌반구의 정보 교환 및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각 뇌반구 역시 대립되는 극을 이루며, 대뇌의 온전한 기능을 수행하기위해서는 서로의 극에 의존한다. 즉, 이 사실 또한 양극성의 이면에는 통일성이 있음을 알게 한다.  


  인간의 의식 속에서 통일성은 양쪽 극으로 나뉘어 인식된다. 우리가 인간이기에 보이는 특징인 양극성의 이면에는 대립하지 않는, 모든 것을 포괄하고 통합하는 통일성이 있다.



  통일성... 

  통일성에 대해 열심히 적어보겠지만... 앞이 잘 안 보이는 곳에서 더듬더듬 거리는 듯한 느낌을 떨쳐낼 수는 없다. '양극성의 이면의 통일성'이라는 것을 관념적으로는 이해하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명확히 분석하는 것은 잘해보려고 해도 마음처럼 잘 안 되는 영역이다. 나는 인간이므로 의식을 통해 이해하기 때문이며, 머리를 써서 생각한다는 것 자체는 양극성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내가 못하는 건 줄 알았는데... 은근히 다행이다.


  다시 돌아와, 우리가 인간이기에 보이는 특징인 양극성의 이면에는 대립하지 않는, 모든 것을 포괄하고 통합하는 통일성이 있다. 통일성의 존재 영역을 만유萬有라고 한다. 그 만유萬有 맞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라는 표현대로 모든 것을 담고 있으며,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에 통일성의 외부에는 아무것도 없다. 통일성의 내부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이는 통일성이 시공간의 지배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만유가 하나로 통합된 통일성은 영원한 휴지止상태에 있다. 


  책의 내용을 참고하여 적어 내려가며 다시 생각해 보건대,ㅡ 몇 번의 되감기 중의 한 번일 뿐ㅡ통일성이란 만유가 하나로 통합된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시공간도, 변화도 없다는 것은 그 또한 (인간의 인식이고) 통합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영원한 휴지止상태라 할 수 있고 그저 존재하기만 한다. 


  통일성 속에는 (인간처럼) 인식이 없고, 단지 존재만 있다. 


  인간은 의식이라는 한계 때문에 '존재'라는 동시성을 한쪽 극씩 볼 수밖에 없는 연속성으로 우회하여 알 수밖에 없다. 



(다음화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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