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번에 사진을 찍으려고 30분간 기다리고 있던 동안 바리스타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다시 브런치에 글을 쓰기 위해 앱을 틀었어요. 알림이 있었고, 댓글이 달렸었죠.
처음으로 브런치 악플을 받았습니다.
당황했어요 많이.
'천만 원이 넘는 커피'라는 글에 달렸더군요.
진정성이 없다. 뷰수 늘리려고 하는 추잡한 짓. 가짜. 하급 어그로. 클릭이나 올리려는
무슨 댓가를 바라느냐. 그래놓고 니가 에세이스트냐?
이유는 있긴 했어요. '천만 원이 넘는 커피'라는 제목을 써놓고 아래에 한 잔에 50만 원이면 말이 다른 거 아니냐.
로스팅을 하시는 분들은 생두1kg 단위로도 많이 이야기를 나누시거든요. 커피를 서빙하면서도 비싼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1kg에 얼마짜리라는 말을 가끔 해주세요.
이번 파나마 라 에스멜라다 옥션에서 가장 비쌌던 '니도 산 호세 내추럴'은 1kg에 7532 달러로 최종 낙찰이 되었죠. 저는 이 부분을 분명히 글에서 명시를 했어요.
1kg라는 말이 직관적으로 와닿을 것 같지는 않아서 처음에는 1kg라는 말을 포함했다가 지웠어요. 혼자 쓰고 보는 일기라면 제목이 어떻든 상관도 쓰지 않죠. 저는 제목은 따로 작성하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남들과 공유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보니 조금은 많이 볼 수 있도록 수정을 하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감정에 상처를 입은 건 저잖아요. 그러니까 신고와 차단을 눌렀어요. 다시 글을 쓰기 위해서 댓글의 내용을 다시 보고 싶었지만 브런치에서는 신고와 차단 목록을 다시 보는 방법을 찾지는 못했네요.
저는 어떤 식으로든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에요. 브런치 글이 될수도 있고, 혼자만 보는 일기가 될 수도 있을 뿐이지요. 어떤 계기로 인해 일기만 쓰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보고 어떤 식으로 말하는지 궁금해서 글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글은 솔직하게 썼어요. 오히려 화나는 감정을 주체 못 하고 그간 일기에도 쓰지 않던 비속어가 담긴 글도 필터링 없이 적었었죠. 그 글을 올린 뒤 인스타 지인 몇몇에게 조용히 손절까지 당했지만, 저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어요. 그게 저의 솔직한 마음이니까요. 제 글에 책임을 지기로 했어요. 그런 저의 진정성에 대해서 글은 제대로 읽지도 않고, 원색적 비난만 일삼으니 화가 나서 가슴이 떨렸어요.
단순히 악플 하나만 받아도 이런 감정이 들어요. 그러면 진짜 제대로 진정성을 담아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수많은 악플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정말 상상하기 힘들어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만든 작품에 대해 무차별적인 비난을 받는다는 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매일매일 수십, 수백 개의 악의적인 댓글을 보면서도 계속해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가는 그들의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이들은 이런 상황에 무감각해지려 노력하겠지만, 또 어떤 이들은 매번 상처받고 괴로워하겠죠. 그래도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타인의 악의적인 말에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동력 삼아 더 넓은 시야와 더 깊은 이해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브런치 연재 요일 줄이고
기존에 연재하던 커피 한 잔의 용기는 평일 주 5회에서 월/금 주 2회로 줄였습니다. 수요일에는 기존 '커피 한 잔의 용기'에 포함되어 있던 편의점 알바와 같은 기타 알바들을 따로 분리를 했어요.
연재를 줄이고 나니까 여전히 더 올리고 싶은 욕구가 솟구치더군요. 주5일일 때는 이거 너무 많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적응하고 줄이니 아쉬웠죠. 하지만 양도 중요하지만 너무 양에만 치중하면 질에도 소홀하기 십상이라는 걸 살아오면서 잘 배웠기 때문에. 주 5일은 현재 저의 역량으로는 글 하나하나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졌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글을 주 3회, '브런치에서 성장하기'를 포함하면 주 4회지만. 정말로 4편의 글만 쓰는건 아니고 개인적인 일기라던가 인스타에 올리는 원두 리뷰나 아직은 혼자 보는 카페에 관한 리뷰 등을 매일 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브런치에 올리는 만큼의 수고를 들이지는 않지요.
글 올리는 횟수를 줄이니 브런치 글을 올리기 전에 검토할 시간이 생겼습니다. 여러 편의 글을 쓰고 괜찮은 글을 취사선택 할 수도 있게되었고요. 그러니까 글의 퀄리티는 조금 더 나아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보시는 분들의 생각은 다를지도 모르곘지만요.
이번주는 이상하게 쓸 주제가 많이 생긴 한주였어요. 편의점에 갑자기 외국인 관광객이 들어온다거나, 발주하면서 나눈 편의점 점주님과의 대화. 친척이 알선해주신 단기 알바에서의 일들 이번주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 SETEC에서 열린 '카페&베이커리 페어'에서의 에피소드들까지요. 이런 주에는 주 5일 연재를 해도 소재가 넘쳤을 이례적인 한 주 였어요. 하지만 다음주에는 소재가 없을 수도 있으니 적어두고 세이브 원고로 묵혀둬야겠어요.
구독자 폭발적 증가
지난 브런치 7주차 글을 올리고 계속 구독자가 상승하였습니다. 저번주 일요일 글을 올릴 때는 40명을 갓 넘은 상태였는데 한 주만에 20명이 넘는 구독자가 생겼어요. 예전 글에도 라이킷이 찍혀서 요즘 글을 쓰는 보람이 생긴 한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