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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틴아빠 Sep 12. 2022

카페

(아이스 바닐라 라떼의 중요성)

"오빠, 나 여기 가보고 싶어."

주말이 다가오자 아내가 네이버 지도로 찾은 평점 높은 카페 사진들과 리뷰를 보여준다.

우리나라에는 참 이쁜 카페가 많은 것 같다. 

20년 전만 해도 동네 찻집, 프랜차이즈 카페가 드문드문 있었는데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지뿐만 아니라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개성이 넘치는 인테리어와 뷰가 근사한 카페들이 모여있으며 각자의 시그니쳐 메뉴를 자랑한다. 아이스 바닐라 라떼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 아내와 그 뒤를 잇는 나. 

평소에는 마운틴 뷰나 파크뷰가 보이는 한적한 카페를 즐기며 가끔 가게 되는 국내 여행에서는 리버뷰, 오션뷰가 있는 해안가 카페 탐방은 필수다. 

조금 더 어렸을 때 혼자서는 카페를 가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한적하고 비싸기만 한 커피를 마시러 가는 일이 그다지 내키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카페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여유가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살다 보면 하루는 느리게, 1년은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하루는 치열한 전투를 하듯이 바쁘고 힘겹게 살아가지만 나도 모르는 새에 시간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전쟁터와 같은 일상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진료를 보며 환자들에게 쉰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자주 말하는 편이다. 정신과 면담치료 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마음 챙김, 명상 등을 교육하기도 한다. 지금, 여기의 중요성은 우리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수없이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불변의 원칙이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불안에 사로잡히며, 반대로 과거 사건 대한 집착과 후회로 인해 우울감에 빠지는 일이 많다. 내가 나로서 올바르게 중심을 잡고, 나의 감정과 반응 상태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래와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정신없이 머리를 쓰거나 달리는 때가 아닌, 휴식과 함께 나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지만 가능하다.


그래서 요즘은 명상이 대세다. 특히 미국에서는 빌 게이츠, 팀 쿡, 오프라 윈프리 등의 유명인들을 선두로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이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아이폰 필수 앱 중에 명상 앱이 있다는 말도 들었다.

이는 여러 종교에서 훈련하는 심신 수양법으로부터 많이 발전되어 왔는데 과학과 의학이 발전한 요즘에는 fMRI라는 기계를 통해 뇌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어 왔다. 다양한 명상법이 존재하지만 결국 깔때기 법칙처럼 통(通)하는 건 역시 '지금, 여기'다. 정적 명상이든 동적 명상이든 내 호흡과 몸에 집중하며 지금 느껴지는 오감을 온전히 경험하며 다른 생각이 파고들더라도 그 자체로 인정하고 다시 오감에 집중하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원리. 우리의 뇌를 쉬게 하고 미래와 과거에 대한 생각은 마치 달리는 기차 안에서 저 밖에 스치는 풍경을 보듯 객관적으로 바라보다 보면 감정이 치유되고 내 마음속의 모든 발걸음마다 평화가 찾아올 수 있다.






어쩌다 보니 명상에 대한 소개까지 해버렸다. 

언젠가 다음 글에는 명상에 대한 과학적 발견과 필요성에 대해서도 써보고 싶다.

여러분들도 한적한 카페에 가서 여유롭게 아이스 바닐라 라떼 한 잔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며 나와 같은 느낌을 받으시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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