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글 벨~ 징글 벨~ 징글~ 올 더 웨이.
12월에 명동, 강남, 종로 등의 번화가를 걷다 보면 각종 캐럴송들이 나오며 구세주들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며 예수님의 탄생을 알린다. 전 세계인이 크리스천이라 그런 것은 당연히 아니고 연말을 기념하는 마지막 기념일이자 가족과 연인들의 사랑을 확인하는 공휴일로서 그 행복감이 공기를 타고 전해진다.
아직 9월이라 우리 모두의 크리스마스가 오려면 세 달이나 남았다.
뜬금없이 무슨 초가을에 크리스마스를 찾느냐 하시겠지만, 나에게 있어 크리스마스는 하나의 안식처 같은 느낌의 단어이다.
여러분도 다들 그런 단어가 있지 않은가?
잘 생각해보시라. 분명히 뭔가가 떠오를 것이다.
남들의 간섭이 없는 나만의 조용한 공간에서 눈을 감고 가장 행복하게 편안하다고 느껴지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그것이 드넓은 초원 위에 푸른 소나무들이 보이며 살랑이는 산들바람과 함께 흙길을 천천히 걸으며 새소리가 지저귀는 그림일 수도 있고, 휴양지의 백사장에서 에메랄드 색으로 반짝이는 파도를 보며 야자수 나무 아래에 누워있는 모습일 수도 있겠다. 그 무엇이어도 상관없다. 그저 내 이상향이라고 생각하는 장면을 오감으로 떠올려 시각, 촉각, 후각, 미각 그리고 청각 모두를 동원하여 느껴보는 연습을 해보자.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며 평온하고 흐뭇한 기분마저도 느낄 수 있다.
이 안식처를 찾는 연습을 '안정화 기법'이라는 명목 하에 꽤 여러 번 연습한 결과 나는 여름 휴양지의 바닷가와 크리스마스라는 두 단어를 합치게 되었다. 나에겐 크리스마스는 단어 그 자체만으로 설레고 따뜻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상상 속 이상향인 백사장 속에서 느끼는 성탄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언젠간 꼭 12월 25일을 맞춰 호주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까진 현실적으로 가장 성수기에 휴가를 내고 어딜 떠나기는 쉽지 않기에, 지금이 봄이든, 여름이든 혹은 가을이든 상관없이 언제든 크리스마스를 그려보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속으로 외쳐본다.
"자, 어서 내 머릿속에서 크리스마스가 되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