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조직의 모든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무리 조직진단을 해 보고 별의별 방법을 다 써 보아도 여기서 막히면 소용이 없다
1. 능력 없고 진정성 없는 리더를 채용하는 것
2. 능력 있고 좋은 리더를 채용하거나 발굴하는 선구안이 없는 상위리더
3. 더 큰 문제는 나쁜 리더를 그냥 보고만 있는 상위리더
4. 마지막,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문제인 것을 모르고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는 리더
이 네 가지가 조직을 혼란에 빠뜨린다.
필자는 진단을 통해 문제를 올바로보게 하고 조직을 활성화 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조직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간과 고통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왜 고통이 수반될까 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좌절과 고통을 겪었던 이유들을 돌이켜보면 "나쁜 리더들이나 실력 없는 리더들을 그냥 지켜본 상위 리더들"이 더 큰 문제였기 때문이다. 상위리더들 즉, 임원 이상 대표까지 경영진의 각성과 성찰의 용기 없이 조직개발의 성공은 요원하다는 뜻이다.
조직 각 포스트에 있는 팀 리더들의 전횡이나 사일로(조직 간의 벽)를 만드는 습성, 의사결정 지체, 막말, 소통의 부재(성의 없는 소통), 이런 것들을 그냥 놔두는 이유는 뭘까?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이런 것들이 아닐까 싶다.
1. 나한테 잘하는 팀장이 더 중요함
2. 정보가 가려져 있음(진실을 잘 모름).
3. 팀장이 아니라 팀원들이 문제일 거야.
4. 내가 채용 한 팀장이라..ㅠㅠ
5. 나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그가 필요해.
6. 다른 대안이 없어....
7. 나도 그런 리더십 스타일(팀장과 비슷 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이유들은 필자의 뇌피셜일 수도 있고 보편화할 수도 없다. 다 그런 것도 아니다. 하지만 솔직히 생각해 보자. 모든 "외면"에는 불순물이 끼어 있는 것 아닐까? 그게 정치적 의도든 면피의 의도든 생존의 의도든.... 아무튼 그것이 무엇이든 외면은 솔직하지 못하고 용기 없는 마음, 다시 말해 불순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그 조직을 키워나가고 싶은 생각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R이 많은 것들을 해결해 줄까?
조직을 관리하고 더 나아지게 하는 역할에 HR이 필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역할에 기대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필자 생각은 이렇다. 매 년 HR트렌드나 조직개발 방향성 등을 보면 새로운 컨셉들이 나오기는 하는데 좀 더 생각해 보면 그것들은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다. 그렇지 않은가?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조금씩 변형하거나 새로운 워딩으로 마치 엄청난 인사이트가 있는 것처럼 꾸며지는 것 같다. 뭐 미국 어떤 컨설팅 회사에서 만들었다거나 미국 HR포럼에서 경영그루들이 제시한 개념이라거나 등등의 말로 새로운 권위를 부여한다. 그리고 그에 맞는 HR 사업이 펼쳐진다. 사람들은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여기저기서 컨설턴트들을 만난다.
난 솔직히 모르겠다. 물론 시대는 변하고 있고 트렌드에 맞게 잘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하지만 그 많은 세월 동안, 아니 인간의 역사를 보더라도 사람과 조직의 번영은 <실력 있는 리더, 용기 있는 리더>에 의해 이끌려왔다. 그래서 난 새로운 HR트렌드는 없다고 본다. 사람(리더)과 HR을 보는 관점의 변화만 있을 뿐. HR인이나 조직개발을 하는 컨설턴트들이라면 단순히 세일즈를위한 포장과 제품전달이 아니라 진정한 변화를 위한 지식과 "작동" 될 수 있는 리더십 본질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계속꺼름직한것은 "HR꾼"들의 말장난에 열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모두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오해 없길 바란다^^)
조직에는 <감동>이 필요하다.
스스로 인정하는 경영진이 있을 때 사람들은 "감동"하기 시작한다. 인정했던 사실을 기반으로 직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설 때 사람들은 "진짜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조직진단후 조직의 임원이상 경영진이 변화에 동참할 의사와 의지가 있고 또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때 비로소 조직개발은 성공할 수 있다. 대부분 많은 기업들이 조직개발에 실패하는 이유는누군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컨설턴트가 와도 경영진이 진정성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으면 조직에는 <감동>도 없고 <변화>도 없다.
필자가 평소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이다. 필자의 기본 생각은 두 가지다. 사람은 1. 개인의 순수 욕구 2. 공동체 공헌(자기 효능감)에 의해 움직인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람은 <감동>에 의해 움직인다고 말이다. 누구나 가슴은 뜨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MZ도 ZA(잘파세대도) X세대도 마찬가지다. 모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역할은 단위조직에 팀장일 수도 있고 임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가장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그 조직에 대표이사 사장이다. 사장이 직접 나서서 직원들에게 어떤 감동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필자는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조직에서 결정되는 모든 일은 대표의 승인 없이 이루어질 수 없는 거니까.
결국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이 용기를 내야 한다.
제시되는 길이 옳은 것이라면, 그 판단에 흔들림이 없다면, 확신을 가져야 한다. 어떤 사람과도 논쟁할 수 있어야 하고, 때로는 강행도 필요하다. 때로는 길고 긴 설득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해져야 한다.
(한 후배의 회사에 조직진단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는데, 그 회사의 경영진은 솔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조직의 진짜 문제를 볼 수 있을까?문제를 외면한다면 진단은 도대체 왜 했단 밀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로서 나의 생각과 마음을 숨기지 않는 것이다)
조직개발의 근본은 사람을 진심으로 움직이는 데 있으며 그러려면 직원들에게 진정성 있는 다가섬과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감동의 시작은 리더가 솔직해지는 것이다.
25년 동안 음반회사, IT 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 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