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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Dec 14. 2023

무제

드디어 마의 수요일을 지나 목요일이다.

남편에게 아침에 오늘 무슨 요일이지? 수요일 아니지?

라고 물으니 수요일이야라고 장난을 쳐서 정색했다.


겨울인데 코트만 입어도 지하철에서 땀이 뻘뻘 난다.

이제 한국은 사계절 내내 나같은 사람은 매번 땀을 빼내야 하는 구조로 바뀐 듯 하다.


동기 중 1명이 오늘부터 출근을 안한다고 했다.

다른데 붙은게 아니고 더이상 교육을 못듣겠어서 어제 퇴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 동기와 자유시간에 인사동 한 바퀴를 돌았다.

가장 유사한 점이 많아 대화를 많이 했던 터라 아쉽지만 한편으론 모두 각자의 삶이 있으니 이것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요새는 퇴근 후 바로 잠드는 일상이다.

밥을 다먹고 나면 대충 7:30인데 집안일을 하거나 빈둥대다 9:00 내로 잠들고 6:50쯤 눈 뜬다. 사실 오늘은 그렇게 잤는데 더 자고 싶었다.


기다리는 소식이 있다.

연말에 기다리는 마지막 소식이다.


오늘 또 비가 온다며 우산을 챙겨가란 남편의 말에 하루 걸러 하루 비만 오는 이 계절이 과연 겨울이 맞나 싶다. 너무 덥다. 습하다.


매일 그날 하루만 생각하며 사는 버릇을 들이고 있다.

당장 바로 내일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 사서 걱정하지 않기로 한다.


어제는 동기들과 회사식당이 아닌 보쌈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상사가 준 30만원으로 먹은 것이다. 그리 많이 안먹었는데 오후 내내 배도 불편하고 힘들어서 오늘은 점심에 소식을 할 생각이다.


어제 출근길에 갑자기 그립톡이 또 떨어졌다. 아마 올해 여름에 산 기억인데, 너무 쉽게 떨어진다.

그립톡을 떼어낸김에 케이스도 빼서 원래의 핸드폰을 봐 본다. 이 폰을 쓴지 아마도 2년 정도 된듯 한데 원래의 연보라 빛 색을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 항상 케이스를 끼고 써서 누런 빛만 띄고 있다.


어제는 하이볼을 한 캔 마셨다. 한 캔 이상은 마시지 않는다. 그냥 목을 축이는 겸 해서 마실뿐이다.


더워서 이마에 땀이 맺힌다. 출근 길 지하철에서 글을 쓸 여유도 이제 생긴 듯 하다.


오늘도 오늘 하루만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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