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Minnesota

어떻게 보면 지금이 최적의 상태일지 모른다.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딱 한번을 제외하고 내 부서장을 좋아한적이 없었다. 그 한번도 사실상 1달밖에 안다녔기에 그 사람은 좋아한게 아닐까 싶다. 한달동안 업무적으로 부딪힐 일이 뭐가 있었겠는가?


그뿐만 아니다. 부서장 외에 부서원들도 친하게 지내던 사람도 너무 오랜 기간 같이 근무하면 질렸던 것 같다.

3년 2개월을 다닌 곳에서 가장 친했던 부서원은 나보다 직급이 높아 그사람만 대동하면 근무시간 언제든 스벅 리저브 커피를 마시러 갈 수 있었고 생일때마다 오마카세나 호텔 부페를 사주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도 어느새 2년이 지나면서 싫어졌다. 지금은 당연히 연은 끊겼다.


이런 내가 지금은 부서가 되기 전 단계로서 내가 좋아하는 업무인 기획 업무를 나혼자 한다.

여기서 기획 부서가 생기게 되면 누구보다도 내가 팀장이 될 가능성도 높다. 간섭 받는 걸 싫어하는 나로서는, 나한테 함부로 할 사람이 없는 이 곳이 어느정도는 최적의 공간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벌써 10개월 째 다니고 있겠지.


다만 오늘처럼 내 주위의 다른 부서사람들이 없을땐 이런 만족도가 느껴지는 것일뿐,

주위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할땐 내가 자리를 피해 회의실에 가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싫다.


사람들 신경쓰기도 싫고 사람들이 나를 신경쓰는 것도 싫다.


점심시간엔 항상 티빙으로 <렉티파이>를 틀어둔다.

평온해지는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그들의 남부 사투리를 들으면 마음이 약간은 차분해진다.


과연 내가 지금 뭘 원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정말 이곳을 떠나서 더 높은 직급에서 더 많은 책임을 지길 원하는걸까?


나는 나 자신조차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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