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중이다.
이번주 나의 재택근무 일정은 화/수/목.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란 말이 정말 맞는게 이미 이 생활에 다시 익숙해졌다.
월요일에는 사무실에 출근했고 사무실은 한산했다.
곧 시작되는 행감 때문인지 나는 무척 바빴다.
그 와중에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거론하는 통화를 30분간 했었고 뙤약볕에서 소리를 지르며 대화하고 다시 사무실에 돌아오니 진이 빠졌고 왼쪽 팔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착석하려고하자 갑자기 머리가 핑글돌아서 잠시 중심을 잃었다.
그러고선 계속해서 일을 했고 예정과 다르게 6시 30분이 되어서야 사무실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집에와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먹는 떡볶이를 시켜놓고 오빠랑 먹으며 이야기를 했다.
몸상태가 안 좋다는 이야기를 했고 오빠는 온몸을 주물러줬다.
자고 일어나면 나아져 있겠지 했으나, 다음날인 화요일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서자마자 몸 전체가 휘청거렸다.
오전에 업무를 마치고선 병원에 다녀왔다. 병원에서는 혈압도 열도 귀도 모두 정상이라고만 했고 결국 이틀치 멀미약만 지어줬다.
병원에 가기 전에 눈썹정리를 받으러 홍대에 들렀고 언제나처럼 같은 분께 받았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나가려는 차에 그 분은 9월말까지만 이곳에 출근하고 이제는 본인의 사업장을 인천에 여셨다고 한다.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거의 7년동안 3주에 한번씩 10~15분 정도 만나던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인생에서 삭제가 되는구나 싶었다.
아마 나와 비슷한 나이일 것이다. 눈썹정리에 걸리는 시간은 아주 길어야 15분 남짓이다.
그 짤막한 시간이 모여서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쌓였건만, 난 이제 또 한 사람을 잃은 것이다.
병원까지 다녀와서 다시 집에서 일을 시작한 시간은 대략 1시 15분 경이었다.
냉방병일수 있으니 에어컨은 자제하라길래 최대한 자제를 했고
오빠가 올때까진 정말 일만 했다. 일이 많더라.
맥도날드 아이스라떼가 먹고싶다고해서 사온다고 했으나, 거길 갔다오면 7시가 넘어서야 들어온다길래 포기하고 대신에 맘모스빵을 사오라고했다.
밥 먹기 전에 맘모스빵을 먹고나니 별로 먹고싶지 않던 고기가 잘 들어가지도 않았다.
밥을 먹는 중에 다시 어지럼증이 느껴졌고 체기도 올라왔다.
오빠는 본인이 집안일을 다해야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강박이 심했다.
나는 다 그만하고 나를 봐줬으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일을 다하고 봐준다고 했고 사실 그게 맞았다.
역시나 온 몸을 주물러주고 기도까지 하고 잠들었다.
다음날인 오늘, 나는 아침에 보내야하는 업무계획만 메일로 보내고선 11시 넘어서까지 잤다.
너무 피곤했고 눈이 안 떠졌다.
일어나서 한참을 고민 끝에 처음 보는 샐러드집에서 샐러드와 아이스 라떼를 시켰다.
그레타라는 영화를 참 재밌게 봤었는데 넷플릭스에 있길래 다시 보는 중이다.
점심시간 무렵부터 재개한 일을 하는 중에 이 글을 쓴다.
어찌됐던 오늘 아침에는 어지럼증은 안느껴진다.
다행이다. 이제 일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