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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시간

by Minnesota

근래들어 무기력할 때가 참 많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도살장 끌려가는 기분으로 회사 갈 준비를 했고


덕분에 나보다 출근 시간이 이른 오빠는 매일 아침 늦을까봐 동동거렸다.


그렇게 어렵사리 회사 내 자리에 앉으면 그래도 좀 나았지만, 6시까지 시간은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어느 날은 그저 바빠서, 어느 날은 딱히 시간이 빨리 흐르지 않아서, 이유를 갖다붙이자면 무궁무진했다.


그렇게 시간을 견디듯이 보내서 오늘 장장 5일간의 연휴를 맞이했다.


어제 밤 나는 8시반-9시쯤, 그러니까 한참 초저녁에 잠들었다. 그래서 12시간 후인 오늘 9시쯤 일어났다.


개운했다. 부족한 감이 없었다.


12시경에 오랜만에 월남쌈을 시켜서 맥주와함께 마셨고 복숭아와 포도로 입가심을 했다.


그러고선 침대에 돌아오니 다시 수면제를 먹은 듯이 졸려졌다.


한시 반부터 잠 들어서 일어나보니 5시다.


하루가 온통 잠으로 채워져버렸다.


잠의 시간은 나에겐 회복의 시간이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이 시간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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