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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Dec 18. 2023

안녕하세요, 작가님

라라크루 송년회 (2023.12.16)

'22년 12월 12일 수신 메일.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인의 소개로 브런치에 글을 올렸는데 뜻밖의 메일을 받았다. 브런치 작가라니 의아하고 놀라웠다.

그렇게 시작된 브런치 작가, 감정을 잘 표출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혼자 함박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난다.

그 설레는 감정을 무감각의 세계에 내던지고 싶진 않아 12월이 도망치기 전에 한 편의 글이라도 쓸 거라 다짐했었다.


12월은 나에게 특별한 달이다. 시간과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칫 나를 잊고 사는 달이기도 하고, 아이들의 소망이 방울방울 엮여 있는 크리스마스가 블링블링 기다리는 달이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몇 년 전까지 12월 25일은 주말이 아니면 출근했었다.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들 머리 위에 선물꾸러미를 놓아두고 무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잠에서 깬 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셨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엄마에 대한 서운함을 떨치곤 했었다. "엄마, 이거 봐 엄청 큰 선물 받았어" 환하게 웃으며 선물 자랑을 하는 아이들에게 오늘은 늦지 않겠다고 다짐은 했지만,  매번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그렇게 바쁘게 지내는 동안 아이들은 훌쩍 커버렸고 엄마의 빈자리는 고스란히 아빠 몫이 되었다. 지금 생각하니 남편의 외조가 회사에서 꿋꿋하게 버틸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듯하다. 브런치 첫 글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꼬꼬마 시절 어느 크리스마스 날 아침 


▶ '22년 12월 27일 브런치 첫 글 

걱정이니? 한숨이니? (brunch.co.kr)
아가야, 미안한단 말을 하고 싶다.





작가라는 호칭이 어색한 만큼 글도 써지지 않았다. 일기 외에 글은 써본 적도 없는데 내가 무슨 글을 쓸 수 있을까.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읽을수록 글을 쓴다는 건 큰 도전이 필요했다. 자꾸 숨고 도망가는 마음을 붙잡을 수가 없었다. 구독자 1명, 2명 늘어나면서 의구심이 생겼다. '왜, 구독을 하지, 내 글을' 하지만 구독자가 늘고 라이킷 수가 늘 때면 마음속에 '책임감' '소명' '꿈' 같은 꽃망울들이 무신경한 듯 무관심하게 라이킷 숫자에 곁눈질을 하며 힐끔 힐끔 작은 실바람이 살랑살랑 마음에 꽃비를 내리고 있었다.


쓰고 싶은 마음과 그러지 못한 실력 사이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라라크루" 5기 합평회에 참석했다. 글린 이는 초조하고 무서웠다. 어마어마한 작가님들과의 만남이 두려웠다. 작가라는 호칭은 넣어두고 독자의 마음으로 합평회 참석하기로 했다. 작가님들과 값진 시간을 통해 마음에 살랑였던 꽃비가 어디를 향해 날아오르고 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 라라크루 5기 합평회 글

만남과 치유 (brunch.co.kr)
라라크루 합평회(2023.11.04) 어색했다. 불안했다. 좀처럼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집을 나서기 전부터 약속 장소와 시간을 재차 확인했다. 오늘은 라라크루 합평회가 있는 날

 





"라라크루" 6기 도전 그냥 쓰자~ 그냥 써보자~ 꽃비가 나에게 올 때까지 한번 써보자~ 다시 시작한 도전으로 만난 라라크루 송년회. 1기부터 ~ 6기까지 작자님들과의 만남. 글 그냥 쓰길 잘했다. 뭐라도 써보길 잘했다. 이유 없이 좋았다. 오밀조밀 송년회 준비부터 그 안에 녹아 있는 세심함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준비한 게 없었다. 합평회 참석 작가님들을 위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얼굴이 화끈거렸다.


너무 상큼하고 발랄한 작가님의 따스한 '핫팩' 작가님들을 생각하며 오는 길에 사 왔다던 딸랑딸랑 '머리핀' 푸짐하고 다양했던 '음식' 모두 나보다는 너를 위해 모인 자리 같았다.


어색한 침묵의 무게가 가볍게 느껴졌던 짧은 시간이 아쉬운 주말 저녁이었다. 


   <라라크루 책갈피>                                                      <백일장 아차상으로 카랜더>





어느덧 브런치 작가 1년이 되었다. 혼자였으면 '바스락' '바스락' 혼자 놀이를 즐겼을 텐데, 지금은 멋진 글 벗들과 '바스락' 소리를 나누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팽팽하고 탄탄해진 느낌이다. 몸만 둥둥 허공을 헤매지 않아서 다행이다. 12월 바쁜 나의 일상에 멋들어진 추억들이 자리매김하고 있어 어째 든든하다.


앞으로 100기까지 거뜬하게 이어가겠다는 대장님, 포근한 안 작가님 그리고 그 옆에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 함께하고 계신 작가님들 감사하고 즐거운 시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 쭉~~ 오래오래 뵈었으면 합니다. (백일장 아차~상 감사합니다. 이런 상 처음 받아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어색하지 않도록 지금처럼 습관처럼 써보렵니다.




한 줄 요약 : 만남에 정이 깃든다.



#라이트라이팅#라라크루#송년회#만남#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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