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날이 아니어도 꽃을 선물하는 사람을 만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니 꽤나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상대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꽃집으로 가 그 꽃을 포장해 선물하기까지의 그 수고스러움과 사랑스러움이 함께 묻은 시간들이 얼마나 많은 애정을 담았을지 상상만으로도 설레게 한다. 꽃은 오래 곁에 남지 않는다. 그래서 외려 선물하는 것도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보통은 길어야 일주일. 언젠가 꽃 선물은 결국 예쁜 쓰레기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 만큼, 피어있는 동안 이미 질 것을 알고 선물하는 것이기에. 선물하는 데에도 많은 고민이 오가는 것이기에 더욱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어있는 동안 그 예쁜 마음을 내내 가까이 볼 수 있도록 선물하는 사람. 그리고 조금 아쉽지만 꽃은 길어도 일주일 뒤엔 시들 테니 다시 꽃을 선물할 핑계가 되어주기도 한다 생각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야지 했다. 그리고 이 사람, '너와 나'에서 '우리'로의 시작에 내게 한아름 꽃을 선물해 준 사람. 이른 시간 나를 만나려 전날 저녁부터 꽃집으로 가 꽃을 준비하고 혹여 시들었을까 잔뜩 걱정과 긴장을 하며 내게 안겨준 사람. 어떻게 이 사람의 손을 잡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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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날이 꼭 아니더라도 꽃을 선물하는 사람을 만나요. 꽃이 시들면 그 핑계로 또다시 꽃을 선물하는 그런 사람. 어쩌면 그 수고스러움과 사랑스러움이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사람.
꼭 부디 그런 사람을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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