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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선생님 vs 엄격한 선생님

by 메이

인간의 성향을 T 또는 I, J 또는 P 타입으로 나누는 것처럼 선생님도 보통 다정한 타입과 엄격한 타입으로 나뉘지 않을까? 많은 규칙을 제시하고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그 규칙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선생님, 그래서 다가가 먼저 말하는 것조차 어려운 선생님이 있는가 하면, 최소한의 규칙을 제시하고 어떤 이야기든 잘 들어줄 것만 같은 선생님, 내가 어려움이 있을 때 먼저 다가갈 수 있도록 곁을 내어주는 선생님도 있다.


아이의 학교의 1학년 학생들은 1학년과 2학년이 함께하는 혼합학급(12반)과 1학년만 있는 단독학급(13반)으로 나뉘었고, 우리 아이는 12반으로 배정되었다. 어느 날, 13반에 아이가 있는 엄마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그 반 담임선생님, 10분만 늦어도 오피스에 들러 지각 보고하고 교실에 들어오라고 한다며? 너무 깐깐하지 않아?



그 규칙을 따르는 게 어려운 건 아니었는데 그 엄마는 규칙 수준이 높다고 생각했나 보다. 대신 13반 담임선생님은 어느 정도 늦는 것도 허용해 준다고 하셨다. 그리고 13반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정성껏 편집해 학부모들에게 보내준다고 12반은 아이 사진을 받은 것이 없냐고 물어보았다.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지만 담임선생님의 스타일은 이렇게 다르다.


작년에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해서 학교로 아이를 데리러 간 날이 있었다. 아이를 데려나가려고 하는데 잠시 담임선생님이 전할 말이 있다며 기다리라고 했는데, 담임선생님이 교실에서 나오시더니 심각한 얼굴로 말씀하셨다..


"오늘 외부 강사가 왔는데, 아이와 몇몇 친구들이 강사의 말을 듣는 태도가 좋지 않았어요. 킥킥대며 웃기도 하고요. 저는 오늘 이것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반드시 가정에서 이야기해보시고 내일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


과연 내 아이에게는 어떤 선생님이 더 좋을까? 분명한 건, 담임선생님은 아이가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성향의 선생님이든, 아이는 그 방식에 맞춰가며 배움을 얻고 성장하게 된다. 부모가 "왜 우리 반 선생님은 저 선생님처럼 안 해줄까?" 하고 비교하기보다, 각 선생님의 방식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아이는 부모가 선생님을 바라보는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기에 부모가 담임선생님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면, 아이도 자연히 무의식적으로 부모가 바라보는 방식대로 담임선생님을 생각하게 된다.


아이가 선생님께 잘 배우기를 바란다면, 비교하지 맙시다. 다정한 선생님, 엄격한 선생님 모두 좋은 선생님입니다. 좋은 관계에서 좋은 배움이, 좋은 성장이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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