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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쓴 일단 해봐 Jan 04. 2023

회사를 그만두는 현실적인 계획

은퇴를 위한 마스터플랜 세우기 1/5 (D-727)

일요일 저녁의 내려앉는(?) 마음과,

월요일 아침의 상상을 초월하는 고단함이 회사를 벗어나고 싶은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우리 부부는 각각 16년째, 20년째 직장생활을 이어나가는 착실한 직장인이었다.

해야하지만 하기 싫은 일에 대한 잠깐의 머뭇거림을

투정 이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


누구나 그렇게 출근하고 퇴근하며 성실하게 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처럼, 이렇게 매일을 보내는 것이 행복이라고 믿으며 살아왔고,

실제로 행복했다.


나는 여러 직장을 경험한 40대 직장인이다.

비영리단체, 기업, 기업의 재단,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근무했다.

가장 보람있고 일이 즐거웠던 시기는 기업의 사회공헌 업무를 하던 시기였다.

(지금은 ESG* 경영까지 반경이 넓어졌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기업의 경영이념과 비전에 맞는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가 기획하고 운영하던 프로젝트들의 목표였기에 일 자체로도 보람이 있었다.


ESG란 환경보호(Environment)·사회공헌(Social)·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로, ESG경영이란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경영 활동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ESG 경영 (한경 경제용어사전)



변화의 시작은 두 아이의 출산과 육아였다.

때마침 더 바쁜 회사로 이직을 했다.

아무리 업무시간에 집중을 해서 일을 효율적으로 하고 칼퇴근을 시도해도,

회사 외에는 육아와 집안일에만 시간을 쏟아도

둘 중 어느 곳도 만족시킬 수 없었다.

특히 우리 같은,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는

정말이지 답이 없었다.


우리를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은 우리 자신 뿐이었다.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하며 조금씩 삶의 방향이 바뀌어갔다.




(물론, 육아휴직이 주어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번갈아 내는 육아휴직으로 버텨왔지만

회사에서 온갖 눈치를 이겨내고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1등으로 퇴근을 하고 집으로 뛰어와도

하루종일 홀로 육아에 지친 아내는 내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눈물을 쏟기 일쑤였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의 우선 순위가 바뀌었다.

아이들에게는 10년 뒤, 20년 뒤가 아닌

지금 당장, 오늘 엄마와 아빠가 필요하다.

마침 경험한 1년 반의 육아휴직에서 9-6 직장인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내가 살아온 방법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삶에는 아주 많은 방식이 있다.


이제라도,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내 게으름과 귀찮음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서.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해서.




평소에도 진지함이 넘치는 노잼성격인 나는

퇴사 계획에 더더욱 진심이다. 왜냐면 그만큼 절실하게 꿈꾸기 때문이다.

틈만나면 해왔던 재테크 공부의 지식과 소소한 경험들,

용감한 퇴사를 먼저 겪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공부해나가며

섣불리 덜컥 퇴사하지 않기 위해, 우리만의 계획을 세워보았다.


1. 행복의 조건(★★★)

지난 글에서 우리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돌이켜보았다.

행복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고

남편과 아내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그려보았다.

그리고, 퇴사를 원하는 이유가 무책임한 것은 아닌지 다시 검토해보았다.


재밌게 살고 싶은 제미쓴(남편)의 행복리스트

1) 스스로 일상 계획을 세우고 내 시간을 주도하기
2) 공원과 도서관이 근처에 있는 깨끗한 보금자리
3) 걷고, 산책하거나 등산하기
4) 돈이 되지 않더라도,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기
5) 가족을 위해 요리하고, 함께 먹고, 담소 나누기
6) 재테크 공부를 꾸준히 하여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는 가정 꾸리기
7) 배드민턴처럼 푹 빠져들만한 운동을 찾아서 꾸준히 하기
8) 가족들과 매주 나들이 가기, 매월 1박 2일 놀러 가기
9)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맥주 한 잔과 수다
10)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한 가지라도 하기


호호제이(아내)의 행복리스트

1) 아침이 주는 선물의 소리를 만끽하며 하루를 시작하기
2) 땀 흘리는 운동으로 몸과 정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3) 작업실에서 정해진 시간에 창작 활동을 하기
4) 단 5분이라도 매일 그림을 그리는 행복한 습관
5) 책, 그림, 음악, 사람, 자연, 풍경에서 새로운 시선과 사유를 발견하고 기록하기
6) 후회하지 않도록 가족들을 많이 안아주기
7) 양가 부모님께 매월 소소한 먹거리 선물 보내드리기
8) 걷고, 달리고, 산책하는 공원 일상을 가족과 함께 자주 보내기
9) 남편과 가끔 카페 데이트 및 가족 일상 점검, 그리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기
10) 악기 연주, 언어 공부 등 지속 가능한 학습 취미 갖기


https://brunch.co.kr/@may1st/56


2. 경제적 목표의 수립(★★★)

행복한 삶을 위해서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돈을 계산해보았다.

소비 성향이 높지 않기 때문에, 현재 월 35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필요한 추가 지출을 위해 월 500만원 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25배의 법칙에 따라 15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15억원을 단숨에 만들 수는 없으므로, 월 현금흐름을 만들어서 해결해야 할 것 같다.


https://brunch.co.kr/@may1st/51


그리고... 다음 글에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3. 경제적 목표의 달성방법(★★★★)

어찌보면 가장 핵심적인,

어떻게 소득을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4. 주거이전(★★)

높은 주거비용을 수반하는 서울살이를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5. 은퇴 이후의 삶(★★★★★)

은퇴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함'이 아니다.

<돈>보다 <하고 싶은 일>에 중심을 두고 살고 싶어서이다.

선배 은퇴자들의 책과 유튜브 등 경험담에 따르면

명확히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은퇴는 결국 지루함과 무의미함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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