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산타 엄마 아빠 힘내세요^^
새벽 2시
둘째 아이를 재우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아차' 하고 일어났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트리 앞으로 갈 것이다.
고대하고 고대하던 선물을
트리 앞에 놔야 한다.
그런데 올해는 트리 앞에 선물을 놓지 않으려고 계획했다.
올해 7살이 된 첫째 아이는 약간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반 친구들이 산타 할아버지는 없다고 엄마아빠가 선물을 갖다 놓은 것이라고
말해줬나 보다. 첫째 아이의 반 친구들은 대부분이 둘째인데 첫째인 형제들에게 듣고서
산타를 믿지 않는 친구들이 많은 듯했다.
며칠 전 첫째는 나에게
"엄마, 혹시 엄마가 선물을 갖다 놓는 거야?"
하며 물었다.
시치미를 뗐지만 의심하는 눈초리는 거둘 수 없었다.
그래서 올해는 내 마음대로 선물을 골랐다.
보통은 일주일 전쯤 마트의 장난감 코너에 데려가 슬쩍
"산타 할아버지한테 받고 싶은 선물은 뭐야?"
하고 묻고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알아냈었는데
올해는 그러면 완전 엄마가 산타할아버지였네 하고 생각할까 봐서
그 과정은 생략했더랬다.
그리고 트리 앞에는 편지봉투 한 장 만 갖다 놨다.
편지에는 선물을 숨겨놨으니 찾아보라고 써놨는데
아침에 일어나 잔뜩 선물이 뭔지 기대했던 아이는 선물이 없자 약간 긴장을 했고
이제 막 한글을 떼 띄엄띄엄 편지를 읽더니 선물을 찾아다녔다.
찾아내고서는 흥분을 하며 "엄마 엄마" 하고 외치더니
선물을 들고 와 과격하게 헐레벌떡 포장지를 벗겨낸다.
선물을 확인 한 아이의 입가가 씩 올라간다.
됐다. 마음에 드나 보다.
혹시나 메인 선물이 마음에 안 들까 봐
평소 좋아하는 슬라임으로 보너스 선물을 비치해 놨다.
동생에게 잘 양보하고 사이좋게 잘 지내서 주는 선물이라며
보너스 선물도 찾아보라고 포스트잇에 적고 편지 한쪽에 붙여놨는데
첫째 아이는 보너스 선물까지 받고는 잔뜩 신났다.
와~ 성공이다. 휴~
선물을 고르고
또 포장하고
숨기고
시간에 맞춰 배치하고
매년 하는 일이지만
매번 아이가 좋아할까 기대하게 된다.
언제까지 성공할지
우리 아이가 언제까지 산타를 믿어줄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가능하다면 꽤 오랫동안 이 즐거운 임무를 산타할아버지를 대신해 하고 싶다.
너의 즐거움은 나의 행복이니까.
오늘의 수다거리
올해도 안들키고 잘 버티셨나요?^^
아이가 몇 살까지 산타 할아버지를 믿었나요?
어렸을 때 산타 할아버지가 없다는 걸 언제 아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