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일이라면 기다리는 것이 다이다" 라고 누가 그랬는데 여하튼 어디서 주워들은 말인데 요새 나는 그 말을 몸에 새길 판이다
둘째가 기저귀를 아직 못 뗐다 이제 4살이고 3월에 새로운 어린이 집으로 옮길 예정이라 나의 조급함이 발동되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응가는 어디다 싸야 하는지 쉬야는 어디에 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틈만 나면 소변기 앞에 세워 쉬를 하라고 하고 책도 응가책만 반복해서 읽어준다 노래도 응가송을 외울 정도로 튼다
그래 기저귀를 차 봐야 몇 살까지 차겠어 뗄 때가 되면 어련히 떼겠지 이 고민과 스트레스를 또 언젠가는 왜 그렇게 급했나 자책할 날 오겠지 요러면서 마음을 느긋하게 여유롭게 가지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나는 이내 애를 소변기 앞에 세워두고 있다 기필코 3월이 되기 전 기저귀를 떼겠다는 일념 하나로 나는 지금 뇌구조의 90퍼센트가 "기저귀 떼기" 하나에 집중되어 있다
나도 안다 내가 조급할수록 서두를수록 아이에게는 좋지 않다는 걸.
그래서 내 딴에는 물아래 세차게 발을 구르는 것과는 다르게 물 위는 우아하게 빳빳하게 품위 있어 보이는 백조처럼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렇지만 애도 느끼겠지 왜 모르겠나ㅠ 근데 또 사실은 아이가 조금은 긴장하고 따라와 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긴 하다ㅠ 아 나쁜 엄마 같으니ㅠ
이 시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책에서도 티브이에서도 많이 봤다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너무 부담스럽기도 한데 욕심은 줄지 않는다
아이에게 뭔가를 성취했다는 성취감도 느끼게 해주고 싶고 실수해도 괜찮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기저귀가 답답하니까 빨리 편해지게 하고 싶다
이 모든 게 나의 욕심이라는 걸 매일매일 되새긴다 엄마의 욕심이 아이를 망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또 하나 뭔가를 하는 데 시기가 있다는 강박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이 지금 나의 불안과 욕심과 조급함을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