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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기초 강의,
북디자이너는 이렇게 했다

by 근아
브런치스토리 기초 & 활용법  개인브랜딩 강의 (2).png

뜬금없이 웬 강의??


그랬다. 그냥 지나가는 말이었을까, 스쳐 지나가는 말이었을까.


누군가가 브런치 글쓰기 기능을 어려워한다고 했다.
"브런치 기초... 그거 제가 그분한테 알려드릴까요?"
"그러면 좋죠! 근아 작가님, 시간 언제 되세요?"
"일요일 6시요."

그리고 1~2분 후, 바로 '엄빠의 유산' 멤버들에게 공지가 올라왔다.
심지어 참석 여부 설문까지 순식간에 시작되었다.


그리고 단 하루 만에, 무려 27명이 신청했다!

헉!! 이게 아닌데...
원래 2~3분께 개인 수업처럼 알려드리려던 건데,

또 일이 커져버렸다.


일주일 뒤, 나는 27명의 앞에서 강의를 하게 된 것이다. 일을 크게 벌인 건, 정작 나 자신이었다. 북디자이너로서 나의 경험까지 공유하고 싶어서 "개인브랜딩"까지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캔바라는 디자인툴의 기초 강의까지 포함이었니 꽤 본격적인 강의가 되어버린 것이다.




_____


갑자기 책임감과 부담감이라는 게 몰려왔다.

바로 ppt를 만들기 시작했다.

일단 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해야 했다.

나의 경험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잘 쓰여야 했다.


그런데, ppt 한 장 한 장을 만들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기초 기능을 알려드리는 것이 그분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지 싶었다. 유튜브를 찾으면 아마도 몇 개의 동영상에서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나는 어떤 내용을 전해드려야 하지?



자기소개란의 PPT를 만들면서 비로소 나 자신이 보이기 시작했다.



브런치스토리 기초 & 활용법  개인브랜딩 강의 (1).png


아... 나는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북디자이너지.
아... 나는 브런치에서 글을 쓰며 나만의 브랜드를 실체로 만들어왔지.
아... 나는 글과 인문학을 함께 배우며 ‘배움의 쾌락’이 무엇인지 깨달았지.
아... 나는 1년 2개월 동안 매일 글을 쓰며 1,500명의 구독자를 모은 브런치 작가지.
아... 나는 나의 성장 과정을 글로 기록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것을 좋아하지.


이 모든 것을 나의 강의에 담아보기로 했다.

그저 기초 기능만을 알려드리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목표를 설정하고, 더 큰 그림을 바라보며,

브런치 작가 활동을 즐기면서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주체적이고, 창의적이며, 성취감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었다.


또한,

북디자이너는 단순히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글이 더 읽기 편하도록,

독자가 자연스럽게 내용을 따라갈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하고 흐름을 조정한다.


나는 그런 북디자이너의 시선으로,

글을 다듬는 과정을 그대로 시연하며

내 작업 방식을 그대로 보여드리기로 했다.

그렇게 전체 강의의 컨셉이 완성되었다.



_____


2025년 3월 2일 (일요일) 새벽 6시.

시작 5분 전, 줌으로 들어오신 분들이 벌써 20명 정도.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6시 정각에 수업이 시작되었다.


" 안녕하세요. 오늘의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전까지 하나도 떨리지 않았는데,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 떨림에 더 긴장되기 시작했다.

잠깐 멍~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잊은 채, 1-2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멋쩍은 웃음 한번 짓고,

강의를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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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마친 뒤, 그날 새벽에 발행했던 글의 원본을 가져와 브런치에서 더 가독성 있게 수정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이 과정을 통해 브런치의 다양한 기능을 나만의 사용 방식으로 설명해 드렸다.


1년 넘게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도 미처 몰랐던 숨겨진 기능들이 있었다. 아니, 내 마음대로 기능이 적용되지 않을 때 해결했던 과정들이 있었다. 그 경험들을 떠올리며, 직접 부딪히고 깨달은 해결법들을 좀 더 자세히 공유했다.


고요한 음소거된 침묵 속에서, 순간순간 나 혼자 말을 하기도 하고, 갑자기 ‘지금 내가 뭘 하는 거지?’ 하는 당황스러움이 밀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화면 구석에 조그맣게 보이는 작가님들의 모습이 보였다.


너무 진지하게 경청해 주시고,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메모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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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개인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할 시간이 되었을 때, 이미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 남은 시간은 단 10분뿐이었다. 강의가 끝나면 곧바로 지담 작가의 [인문학 라이브 스트리밍]이 시작될 예정이었기에 그전에 마무리를 해야 했다.


마음이 급해지니, 솔직히 이 마지막 10분 동안은 차분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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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고,

전해드리고 싶은 내용은 더욱 많았다.
욕심이 났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게, 그렇게 10분이 흘렀고

마지막으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모든 긴장이 스르르 풀려버렸다.


그리고

"해냈다."


1년 2개월 동안, 브런치작가로서 슬기롭게 활동해 왔구나.

나 스스로에게 고마웠다.



너무나도 값진 날이었다.

내가 어디에서 부족한지 절실히 깨달았고,
그만큼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날이었다.


이 경험이 나에게 준 배움은 크고도 깊었다.
그야말로 받은 것이 더 많은 하루였다.


나의 1년간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 온 지담 작가님은,

내가 스크린 속에 나타나자마자 눈물이 났다고 하셨고,

강의를 들으신 작가님들은 배운 내용을 적용해

본인의 글을 새로 발행하며 링크를 보내주셨고,

밤늦게까지 혼자 고민하다가

해결되지 않는 부분을 질문해 주시는 모습에서

또 한 번 깊은 감사함을 느꼈다.



그 답례로, 며칠간 정성스레 준비한

마지막 '복습용 온라인 공간'을 오늘 밤 건네기로 했다.





이건, 제가 드리는 감사의 작은 선물입니다.

"작가님들 감사해요~ "








월요일 < 나의 삶을 도슨트하다 >

화요일 < 나의 삶이 나를 품다 >

수요일 < 브런치 작가 되길 잘했다 >

목요일 < 그 때, 그 시선 >

금요일 < 나의 삶에 호주를 담다 >

토요일 < 나를 품고 세상을 만나다 > 발행예정

일요일 < 엄마의 그림, 너에게 닿기를 >


모두 새벽 5시 발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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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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