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이면 떠오르는, 일산칼국수 본점의 한 그릇
비가 추적이던 초겨울 오후, 따뜻한 국물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이런 날은 메뉴 고민 같은 건 없다.
칼국수다...
칼국수 잘하는 집은 전국에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칼국수 하나로 가장 단단하게 자리 잡은 곳이 어딜까?
그 질문엔 자연스레 이 집이 떠오른다.
일산칼국수, 그 꾸준함과 큰 매장에도 늘 꽉 찬 손님들.
칼국수만으로도 장사가 대박이 난다는 걸
몸으로 증명하는 곳이다.
비가 멎은 주차장은 이미 차들로 가득했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들어섰다가
따뜻함 하나 얻어 나갈 사람들.
5분여를 기다리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칼국수와 공기밥을 주문했다.
김치를 가위로 잘라 작은 접시에 올려두고
칼국수가 나오기만을 조용히 기다린다.
그 잠깐의 시간이 어느새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100평이 넘는 매장은 사람들로 꽉 찼고,
카운터 위엔 포장 칼국수가 줄지어 있었다.
이 집의 맛을 집에서도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는 광경이다.
드디어 칼국수가 나왔다.
진하게 우러난 닭육수,
시원함을 더하는 조개,
그 위에 담백하게 얹힌 닭고기 고명.
한눈에 정성의 방향이 보이는 그릇이다.
먼저 김치 올려 한입.
그다음엔 닭고기 얹어 한입.
중반쯤 다다르면 다대기 조금 섞어
또 다른 깊이의 국물을 즐긴다.
그 맛의 결이 하나하나 뚜렷하게 느껴진다.
마지막엔 밥 한 공기를 말아
남은 국물까지 싹 비웠다.
그 순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닭고기 육수로 끓여낸 칼국수는
역시 이 집이 최고라는 사실을.
비 오는 날 생각나는 칼국수들—
그리고 오늘처럼 마음이 쌀쌀할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곳.
한 그릇 따뜻하게 비우고 나오니
비 그친 하늘이 유난히 맑아 보였다.
몸이 풀리니 마음도 느슨해지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또 뭐 먹어야 하나.”
일산칼국수본점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경의로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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