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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곽지 바다

한담해변에서 (2025.3.6.)

by 소예

날이 풀릴 듯, 풀리지 않는다.

봄이 빨리 오려고 애먹는 모양이다.

회사는 새 단장하느라 소음이 끊이질 않고

나는 새 단장은커녕 아직도 하루를 흐지부지 보내는 중이다.


그래서 사람은 일을 해야 하나보다.

주어진 업무 없이 하루를 버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한량기가 충만한 나는

일 없이 종일 갇혀있는 기분이다.

마음먹고 눈을 돌리면 할 일이 태산인데.


사본 -20250306_084916.jpg 2025.3.6. 08:45.


어제 치과를 다녀왔다.

예상과 달리 이를 당장 뽑지 않았고

예상대로 임플란트 당첨이다.

아, 변수가 있다.

2개라 생각한 임플이 3개로 늘어났다.

제길.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돈도 돈이고 2년 전, 1년 내내 치과를 다니던 때가 떠올라서

소름이 돋았다.

그래도 간호사님이 1년 잘 쓰고 온 거라며 위안 삼으라는 듯 웃는데,

별도리 없이 따라 웃고 말았다.


춘천에 사는 친한 언니와 통화하며 얼마나 웃었는지.

젊은 애가 누렁니에 까막 눈 달고 어찌 살려고 그러냐며

한참을 깔깔대며 이야기했다.

나보다 열 살 위인 언니는 이렇게 심하게 웃으면

오줌이 찍 나온다면서, 또 그 이야기로 서로 한참을 웃었다.


심란했던 마음이 그렇게 웃고 나니 정화된 것 같다.

그래서 세상 사는 게 이런 거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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