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선풍기가 안 보인다(2025.4.11.)
꽃놀이 다녀온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세상이 뿌옇다.
벚꽃은 내년을 기약하며
푸른 잎을 내고 있고,
아직 유채꽃은 길가 여기저기에서
노오랗게 뿜뿜대고 있다.
고사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주 예전에는 재미로 한 번씩 꺾으러 다녔는데,
최근 몇 년은 다녀본 적이 없다.
부모님도 이제는 귀찮다고 안 다니신다.
아침 일찍 나가서 몇 시간만 꺾어도
1년 치 제사상에 올릴 게 나오는데도
그냥 사서 드시거나, 이웃이 나눠준 것을 쓰신다.
제주 고사리를
육지 사람이 와서 더 많이 꺾는 것 같다.
콘도 이용객 중에도
고사리를 꺾고 삶고 말리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고사리 여행이라니.
관광 상품으로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금성 바다가 보고 싶다는 분이 계셔서
친한 언니의 인스타를 보다가 발견한 사진이다.
사연을 이야기하자 언니가 쿨하게 보내줬다.
언니의 오래된 휴대폰은 마법을 부린다.
찍는 것마다 예술이다.
사진작가 같다고 썼지만,
사실 진짜 사진작가다.
전시회만 열지 않을 뿐.
언니는 좋겠다.
사진을 잘 찍는다는 건
아름다운 걸 눈에 많이 담는다는 거니까.
아름다운 사람이다.
부럽다, 언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