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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번쩍 드는 추위

그사이 뭘 하고 있는 건가?

by 그사이


허렁허렁..

브런치 마을 어귀에서 지내며 내는 소리.

그사이 뭘 하고 있는 건가?


허덕허덕..

가을의 옷자락 끄트머리를 쥐고 미련 떠는소리.

그사이 뭘 하고 있는 건가?


휘청휘청..

정신머리 어디에 두고 나와 길에서 헤매는 소리.

그사이 뭘 하고 있는 건가?


쨍! 하고 추위가 소리를 내며

좋아하는 계절 12월이 시작됐다고 알린다.

그리고 3일째라고.

그사이 정신이 번쩍 든다.


벌써 주고받는 연말 선물


정신머리 빼놓은 덴 책이 최고의 약입니다. 추위와 함께 독서를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연말이란 핑계로 늘 그렇듯 허랑방탕 지내겠죠.

올해 읽는 마지막 책이 될 것 같아 신중히 선택했습니다.

박완서 작가님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후편입니다.

어떻게 평생 전편만 읽고, 후편을 안 읽었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마침 독서일기 30편 중 마지막 회차를 남겨두었는데 그간 여러 책을 읽었지만 이 책으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만..

이러다 후다닥 오래전 읽은 것으로 난데없는 독서일기가 써질지도 모르죠.

오랜만에 쓰는 급조된 이 글이 연재를 마무리하게 될 줄도 몰랐던 것처럼요.


인생이 계획대로 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으니 말이에요. 삐거덕거리며 아귀가 맞지 않는 것도 제 모습이니 스스로 어깨를 토닥거려 줍니다.

내년엔 좀 더 나은 모습이길 바라면서요..

(아직도 나아져야 한다니..^^)


매우 춥습니다.

옷 단단히 입으시고, 귀마개도 하시면 귀가 떨어져 나감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그사이 캐스터였습니다.




허랑방탕 (虛浪放蕩)

명사.

허황하고 착실하지 못하며 행실도 좋지 못함.

예) 한 가정의 가장인 네가 허랑방탕 유유자적(悠悠自適) 그렇게 세월을 보내서야 되겠냐?


출처: 고려대 한국어 대사전


https://brunch.co.kr/@meanwhilehj/423




여러분의 한 해가 계획대로 잘 이루어졌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언제나 글벗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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