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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영 Sep 19. 2023

치명적인 팔색조 란타나

한송이에 여러 색을 입은 꽃

비 오는 6월의 아침이었던 것 같다.

빗속에서 처음 보는 독특한 꽃이 눈에 들어왔다.

도로가에 즐비한 상가 중 식당이었는데 화분의 키가 내 키를 훌쩍 넘었다. 눈에 들어온 꽃은 눈높이에 맞춰서 피었고, 한송이의 꽃이 여러 색의 꽃을 담고 있었다.

"어머 세상에나 이런 꽃이 있었어?"


가운데는 작은 수술들이 노란색으로 리본 모양으로 사방으로 펼쳐져 있고, 바깥으론 3cm 정도의 꽃자루에 주황색 꽃이 펼쳐져 있다. 꽃잎은 이십여 개는 되었다. 주황색 꽃잎이 사방으로 원을 그리며 피었고, 주황색 바깥으로는 꽃자루에 분홍색 꽃을 달고 있는 꽃잎이 빙 둘러 피었다. 꽃 한 송이가 피기 위해 꽃잎 40~50여 개 모였고 이중 삼중 사중 구조로 입체를 이루며 방사형이다. 한송이의 꽃에 서너 가지의 빛깔을 입은 꽃은 처음 보는 꽃이었는데 한눈에 마음을 사로잡다.  


잎사귀는 줄기에서 어긋나서 자라고 끝이 뾰족하다. 깻잎 모양으로 길이는 8~10cm 정도다. 잎의 뒷면에는 하얀 솜털이 있다. 줄기에는 장미가시보다 작은 가시가 달려 있다. 아름다운 꽃을 지키기 위한 무기.

식물의 곁을 지날 때 꽃향기는 나지 않았다. 남의 집 앞이라 코를 들이대며 향기를 맡지는 못해서 꽃향기는 어떠한지 모르겠다. 눈으로만 향기를 맡았다.  




출근길을 멈추고 바로 검색해 보았다.

꽃 이름은 ‘란타나’ 원산지는 열대지방 아메리카다. 우리나라에는 1910년경 들어왔다는데 나는 왜 보지 못했을까? 관심이 없어서일까? 그동안 보지 못해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몇 년 안 된 줄 알았다.

 아메리카 지역에서는 잡초로 취급받는다고 하며 높이는 3m까지 자란다고 한다. 꽃의 색은 처음에는 노란색이었다가 오렌지색으로 변했다가 빨간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그런데 필자가 본 꽃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어떤 꽃송이는 붉은 꽃만 있었고 어떤 꽃은 분홍꽃만 있기도 했다. 시간을 두고 계속 관찰하지 못해서 못 본 것인지도 모르겠다.

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칠변화(七變花)라 불린다. 꽃의 속명 Lantana는 라틴어의 lentara ‘만곡하다’ 또는 ‘맺다’의 뜻이다. 꽃의 이름과 생김새의 관련성은 잘 모르겠다.


란타나는 약제로 사용하는데 잎에는 퀴닌(quinine)과 같은 경련성의 성분 란탄닌(lantanine)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퀴닌(quinine)은 해열·진통·말라리아 예방 등의 효과가 있는 알칼로이드이다. 퀴닌 합성 약물인 퀴나크린, 클로로퀸, 프리마퀸 등으로 대체될 때까지 말라리아에 대한 주요 처방약이었다. 퀴닌은 란타나의 나무껍질에서 추출하며 기관지 질환, 눈병에도 사용한다. 뿌리는 위통, 복통, 해열제로 사용한다.

란타나는 천연염료로 사용하기도 하고 식물성 살충제로 개발되어 사용되기도 한다고 한다.


토닉워터의 주성분은 퀴닌이다. 칵테일인 진토닉(영국에서 제조)은 퀴닌에서 추출한 쓴맛을 넣어 한차례 유행하기도 했다.

진토닉이 어떤 술인지도 모르고 마셨다. 그저 술이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먹던 술. 얼마 전 편의점에서 홍차토닉워터를 마셨는데 여기에도? 홍차토닉워터는 홍차추출물분말 85%, 탄산가스 1%, 감미료 등등.. 퀴닌 없음 ㅋ.


란타나는 꽃이 다양하고 오래가기 때문에 정원수나 화분용으로 많이 이용되나 식물 전체가 독성이 있어서 가축이 먹게 되면 중독되거나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와 치명적인 꽃과 란타나 효과라고 해야겠다.

열매는 검은색 장과로 뭉쳐서 열리며 독성이 있다. 잎에서 세이지에서 나는 고약한 향이 난다고 한다. 잎을 뜯어볼 수 없어서 상상만 한다. (세이지? 데이지는 알겠는데 세이지는 어떻게 생겼는고? 샐비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잎은 란타나와 비슷하게 생겼다.)    

란타나 꽃을 보고 쓰임을 알아보니 가히 팔색조라고 할만하다.



  

란타나를 집에서 키우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란타나는 햇볕이 잘 드는 양지에서 키우면 5월부터 11월까지 꽃을 볼 수 있다. 시든 꽃은 바로 제거해 주며 새로운 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적정온도는 16~30도 사이이며 겨울에는 10도 이상온도로 냉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란타나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며 너무 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통풍이 잘 되고 볕이 잘 두는 곳에서 키워야 한다.

물은 흙이 마르지 않도록 흠뻑 주어야 한다. 물을 많이 먹는 란타나는 흙이 마르면 금방 입이 축 처진다. 분갈이할 때는 배수가 잘되는 토양으로 해주는 것이 좋고 봄과 여름에 2~3회 비료를 주어야 잘 자란다. 가지치기는 꽃이 핀 후 시든 가지 등은 적절하게 규칙적으로 해줘야 예쁘게 화분을 키울 수 있다.      


6월에 만났던 란타나는 9월인 지금도 한창이다. 출퇴근길 언제나 반갑게 인사하는 꽃이다. 예쁘게 인사하는  란타나 뒤에는 사장님의 정성 어린 손길이 느껴진다. 가게 앞은 항상 깨끗하게 정리정돈 되어 있으며, 란타나 이외의 여러 화분이 가게 앞에 줄지어 있다. 곱게 자라고 있는 화분의 화초를 보면, 이 집의 음식맛도 깔끔하고 정갈할 것 같다. 화분 하나를 키우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정성을 들였을까 생각하니 새삼 사장님께 감사하다. 잘 키운 화분을 손님들과 지나는 길손에게 나누어주니 참으로 고맙다.


  

한송이 꽃이 여러 색깔을 입은 란타나
사람키보다 큰 란타나, 아름다운 꽃을 지키기 위해 줄기에는 가시가 달렸다.
가게 사장님의 정성어린 손길덕에 출.퇴근길이 즐겁다.



<란타나 Lantana> 자료검색 네이버

학명: Lantana camara

 피자식물문(Angiospermae)-쌍떡잎식물강(Dicotyledoneae)-마편초과(VERBENACEAE)

크기: 0.3~2m

원산지: 미국

꽃색: 흰색, 노랑, 주황, 빨강, 분홍

개화시기: 5월~11월

꽃말: 엄격, 엄숙, 나는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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