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 큐베이 본점 [Ginza Kyūbey Honten]
식 당 명 : 긴자 큐베이 본점 (銀座 久兵衛 本店/Ginza Kyubey Honten)
먹었던 음식 : 스시 오마카세
위 치 : https://maps.app.goo.gl/NXguRfYqaVMUGaYv5
홈 페 이 지 : http://www.kyubey.jp/en/en_shoplist_ginza
[5점 만점]
소제목 : 비즈니스 삼시세끼 _ 2편
일본 여정을 동행했던 파트너는 고객으로 만나 1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했다.
감히 고객을 파트너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예의와 존중 그리고 인간적 신뢰로 팀워크가 형성된 관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번 일본 여정도 비즈니스 구상과 협의 그리고 잠시 쉼을 위한 파트너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나의 업무 및 경영 스타일은 "길게, 멀리, 함께 하는 것"을 선호한다.
나의 비즈니스 스타일 단점은 단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없고, 초기 비용과 시간 투자가 선행이 된다는 것이다. 장점은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면 오랜 관계를 지속하면서 고객을 파트너로 전환시키며, 지속가능한 관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10년이 지난 현재 회사 매출 대부분은 나의 경영 스타일에 기반하고 있다. 비즈니스는 누구와 어떻게, 왜 하는 가가 중요하며, 상호 리스크 분담 합의에 초점을 맞춘다. 비즈니스는 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닌 다면 관계 속에서 주변환경(정치, 사회, 문화, 자연환경 등)의 변수가 많기 때문에 리스크 분담과 협업이 필수적이다. 나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생태계', '얼라이언스', '협동조합' 등의 관계 파트너십을 맺고 그룹, 조직, 단체에 참여, 운영, 경험하였다. 이러한 활동으로 개인적으로는 비즈니스를 원만히 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협력 관계 파트너와, 리스크 헷지를 위한 양보와 배려 관계 파트너 관계 구축 기준을 갖고 있다.
이번 일본 여정을 함께한 파트너는 나의 경영 스타일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번 여정은 새로운 비즈니스와 향후 협업을 위한 논의로, 한국에서 잠시 만나 회의하고, 저녁 만찬을 하는 것보다, 1박 2일 동안 대화하고, 논의하고, 묻고 답하고 생각의 방향성을 맞추고 좁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출발은 각각 했다. 파트너는 도쿄에 거주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의 비즈니스 삼시 세 끼는 모두 그의 계획이었다.
도쿄 첫날 저녁 식사로 우리가 방문한 곳은 일본에서 유명한 스시 전문점 큐베이(久兵衛)이었다.
이곳은 외국인이 예약하기가 쉽지 않고, 예약도 오래전에 미리 해야 하는 곳이다. 우리 일정이 갑작스럽게 잡혔던 이유로 큐베이(久兵衛)를 한국에서 예약을 할 수가 없었다. 파트너는 일본 지인을 통해 현지 예약을 하였고, 다행히 예약이 성공되어, 첫날 저녁을 큐베이(久兵衛)에서 할 수 있었다.
어릴 적 어머님은 김밥에 식초와 설탕을 베이스로 밥을 지으셨고, 김 위에 밥을 펼치고 시금치, 계란, 단무지, 우엉, 소시지를 넣어 만들어 주셨다. 단무지는 시장에서 구매하신 후 하루 정도를 물에 담가 놓는 모습이 기억난다. 시금치, 단무지, 우엉 등을 그냥 먹으면 간이 거의 없었다. 김밥 만드는 과정에 시간 소요가 많이 되기 때문에 어머니는 소풍, 운동회에 때만 해주셨다. 친구들과 김밥을 나누어 먹었을 때, 그들의 김밥의 심심함이 나에겐 놀라움이었고, 이것은 김밥이 아닌데...라는 생각까지 했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김밥은 새콤, 달콤과 김밥 속의 재료들의 식감을 느끼며, 입속이 꽉 차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친구들의 김밥은 그냥 김에 밥과 반찬을 넣어 만든 느낌이었다. 김을 밥과 반찬에 싸 먹는 것과 김밥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분이 나의 어머니셨다.
큐베이(久兵衛) 식당에서 우리는 모이는 주는 어미새를 기다리듯, 세프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손길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였다. 세프는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고, 일본말과 함께 한국어로 생선 이름을 짧게 말해주었다. 고객에 대한 예우인지? 한국사람이 많이 와서 그런지 순간 생각했지만, 큐베이(久兵衛) 세프들의 고객에 대한 정성임을 식사가 끝나갈 무렵에는 알게 되었다. 몇몇 생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오마카세가 진행되는 동안 세프는 계속 말해 주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 기억하는 김밥의 기억이 스시 한 점에서 스물스물 올라왔다.
스시 한 점이 입에서 사르르 녹으며, 생선 특유의 향이 감돌았다. 밥에서 느껴지는 아주 은은한 새콤함이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새콤함을 내는 식초가 미세한 생선 비린내를 풍미로 바꾸어 주었다. 그리고 밥알이 입속에서 흩어지면서 사르르 녹는, 생선에 밥알이 감싸는 느낌이었다.
한입을 먹는 순간 "와"라는 감탄사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지금까지 먹었던 스시들은 생선, 밥, 식초, 와사비 등의 조화가 완벽했던 곳을 거의 만나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스시는 생선에 일반 밥을 감싼듯한 느낌이었다. 조금 고급스러운 곳은 생선을 적정하게 숙성시켜 스시를 만들고, 좀 더 나은 곳은 밥을 부드럽게 하여 숙성 생선과 함께 제공했었다. 이런 곳의 스시는 입속에서 밥과 생선이 밥과 반찬으로 구분되는 단점을 갖고 있다.
큐베이(久兵衛)스시는 정말 입속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어머니가 해주신 김밥 보다 더 맛있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한 곳이다. 물론 어머니와 큐베이(久兵衛) 세프와 비교할 수 없지만, 음식은 경험과 기억 그리고 스토리가 만들어 내는 문화이기에 나에게 어머니 음식을 논하는 것은 최고를 의미한다. 어머니의 김밥 보다 더 맛있는 큐베이(久兵衛) 스시는 정말 강추하고 싶은 음식이었다.
우리는 큐베이(久兵衛)에서 식사하는 동안 오롯이 음식에만 집중하며, 음미하며 즐기는 식사를 하였다.
비즈니스, 개인사 등의 얘기는 하지 않고 스시와 세프에 집중하며 스시와 교감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맛있고, 멋있고, 충만한 공연을 본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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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면서 큐베이(久兵衛)에 대해 조사를 해 보았다.
<식당 역사>
큐베이(久兵衛)는 3대로 이어진 가업 식당이었다.
1935년 초대 오너 셰프인 이마다 히사지(今田久次)씨가 긴자 8초메에서 창업을 하였다.
이마다 요사부로(今田洋三郎) 씨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2대 셰프로 스시의 혁신가로 평가받으며, 스시의 품질과 서비스를 한 단계 높였다
현재는 이마다 요지(今田洋次) 씨가 3대 셰프가 가업의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시키고 있다.
<스시 기법>
큐베이(久兵衛) 스시는 에도마에 스시(江戸前寿司)기법으로 만들어진다.
에도마에에도마에 스시(江戸前寿司)는 옛 도쿄만(江戸前) 앞바다에서 잡은 해산물을 의미하며, 신선한 해산물을 바로 먹을 수 없던 시대에 발달한 보존과 숙성 기법을 적용하여 간단하면서도 정교한 손질법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스시 기법이다.
<생선 처리 방법>
시메(締め)는 생선을 식초나 소금물에 재워 숙성시키고, 생선의 수분을 빼고 단백질을 응고시켜 식감과 풍미 개선 시킨다. 주로 고등어, 보리멸 등에 사용한다.
차보즈케(茶棒漬け)는 끓는 물이나 뜨거운 차를 생선에 붓는 기법으로 표면만 살짝 익혀 식감을 부드럽게 만든다. 주로 가다랑어, 꽁치 등에 사용한다.
아부리(炙り)는 생선 표면을 살짝 그을리는 기법으로 향과 맛을 높이고 식감을 부드럽게 만든다. 주로 연어, 장어 등에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