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목적)과 (수단)을 혼동해선 안된다. 집착은 목적을 잊게 만든다
미드 정주행, TV, 넷플릭스 등을 말하다 보니, 그의 할리우드 변호사 경력이 궁금해졌다.
"재훈, 할리우드 대형 영화회사 6군데를 도왔다고 했지? 몇 년 정도 할리우드 대기업들과 같이 일한 거야?"
"6년. 글로벌 저작권 전략도 같이 짜고 관리도 하고 핑거프린팅 데이터베이스 필터링 테크놀로지 (Fingerprinting Database Filtering technology)와 워터마킹 (Watermarking) 기술 등에도 관여했었어."
"뭐라고? 영화 만드는 회사가 무슨 그런 기술 이름들이 복잡해?"
"맞아, 바로 그게 핵심이야. 내가 메이저 할리우드 스튜디오 (Hollywood Studios)인 월트 디즈니, 패러마운트, 20세기 폭스사 (우린 약자로 T.C.F.라고 불러), 유니버설 픽쳐스, 소니 픽쳐스 (우리가 예전에 알던 콜롬비아 픽쳐스를 인수했던..), 그리고 워너 브라더스 등과 6년 정도 일해보니, 할리우드 비즈니스의 핵심을 꿰뚫게 되었어."
"그게 뭔데?"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필터링 없이 내뱉기 시작했다.
"창작 산업? 상상력 공장? 스타 만들기?"
"내가 6년 동안 이해한 할리우드 영화회사들의 본질은 '최첨단의 기술-테크 회사들'이었어. 그리고 그 최첨단의 기술-테크에 스토리를 입혀서 사람들에게 팔지. 멋진 산업이야. 3D와 4D 기술, 워터마킹 기술, 아이맥스 구현 기술, 컴퓨터 그래팩 기술, 인터넷상에서의 기술적인 보호 조치 기술 (i.e. TPM), 사운드 기술 등, 그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은 스토리가 아니라 바로 "기술-테크" 분야야."
이어지는 재훈이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할리우드 이야기가 나왔으니 월트 디즈니 기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고, 월트 디즈니 회사를 언급하면 대표 캐릭터인 "곰돌이 푸우"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맨 아래 재훈이 일하는 사진 참고!)
아래 이야기는 재훈이 "웩더독 (Wag The Dog)"을 패러디한 "웩더베어 (Wag The Bear)" 테마로 그가 들려주는 "협상"이를 키울 때 절대로 혼동해서는 안 되는 교훈이다.
협상의 (목적)과 (수단)을 혼동해선 안 된다. 승리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협상의 목적, goal)을 망각하게 만든다.
한때, (공개 특강)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는 한동안 주말이면 여의도에 있는 (전경련 국제 경영원)에서 진행하는 우리나라 대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내 MBA 과정에서 (협상 스킬)을 강의했었다. 이론보다는 (실무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임원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팀을 나누어서 다양한 (협상 시뮬레이션)을 적극 참여형으로 진행했다.
그가 만든 협상 시뮬레이션 중의 하나가 바로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아웃렛 1,115개 인수-합병 협상"건이었다. 한쪽 팀은 매수하고자 하는 (Buyer 회사) 역할을 하고, 다른 한 팀은 매도하고자 하는 (Seller 회사) 역할을 하는 것인데, 약 15분 정도의 협상 시간을 정해주고
"우리는 (얼마의 매수/매도 가격)에 (어떤 부가 조건들)을 붙여서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또는
"우리는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협상이 결렬되었습니다"
라고 결론을 내도록 필자가 협상 실습 참여 지침을 설명한다.
이 협상 시뮬레이션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즉, 그가 Seller 회사 측에만 따로 "왜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아웃렛을 매도하려 하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 이유는 바로 "Seller 회사 측이 새로 진출하고자 하는 유망한 사업 분야가 있는데, 특정 기간까지 그 사업 분야 회사를 인수하는 인수대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그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기존의 프랜차이즈 아웃렛들을 매각하는 것"이다. 이때, 슬기로운 임원들은 "아, 이 협상의 (목적)은 (프랜차이즈 아웃렛을 파는 것)에 무게 중심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다른 사업체를 인수할 (인수대금을 마련) 해 오는 것이구나!"라고 파악하곤 한다.
똑같은 방식으로, 그는 Buyer 회사 측에도 그들만이 알 수 있도록 따로 "왜 자신들이 프랜차이즈 아웃렛을 매수하려 하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 이유는 "Buyer 회사 측 회장님이 해당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Buyer 회사가 1위를 하고 싶어 하는데, 그 목적을 이루는 방법으로서 경쟁사인 Seller 회사 프랜차이즈 아웃렛들을 인수하면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업계 1위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다. 또한 마찬가지로 이때, 슬기로운 임원들은 "아, 이 협상의 (목적)은 (프랜차이즈 아웃렛을 인수하는 것)에 무게 중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가 해당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하는 것)이 우리 회장님이 원하는 협상의 (목적)이구나!"라고 파악하곤 한다.
다시 정리하자면,
Seller 회사 측의 협상의 (목적)은 "목돈을 구해오는 것"이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바로 "프랜차이즈 아웃렛들을 제대로 된 가격에 매각"하는 것이다.
Buyer 회사 측의 협상의 (목적)은 해당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업계 1위"로 성장하는 것이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바로 "Seller 회사 측의 프랜차이즈 아웃렛들을 인수"하는 것이다.
주어진 15분이 지난 후에,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매수/매도 가격 협상에 집착하고 관련 부대조건들을 등한시 하기도 하지만, 몇몇 특출 난 협상 마인셋을 가진 수강생들은 협상의 (목적)과 (수단)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나서, 창의적인 또는 반전이 있는 협상 결과를 도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목돈을 만들어 오는 것이 (협상의 목적) 임을 파악한 Seller 측이 Buyer 측에 새로운 사업의 재무 파트너 투자 제안을 해서 돈을 구해 오기도 하고 또는 Buyer 측에 동업 제안을 해서 인수대금 이외의 (플러스 알파) 자금을 확보해서 협상을 타결하는 임원 수강생도 있었다.
같은 관점에서, Buyer 측은 해당 프랜차이즈 업계 시장 점유율 1위를 하는 것이 협상의 목적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나서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도권 또는 역세권 지역의 프랜차이즈 아웃렛들만 골라서 매수하는 협상 카드를 쓰거나 또는 상대방에게 재무 파트너로서 사업 자금 대여를 해주되 높은 이자율만큼을 협상을 통해서 할인 가격으로 프랜차이즈 아웃렛들을 매수하는 윈-윈 전략을 쓰는 임원들도 있었다.
성공하는 협상 DNA를 위한 오늘의 한 줄 (Takeaway):
협상에서 맹목적인 승리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협상의 (목적)을 망각하게 만든다. 절대로 혼동하지 말자! 스스로 착각하지 말자!
같은 맥락에서, 그가 좋아하는 (미국 연방 대법원 판례) 중에 나오는 문구를 하나 소개해줬다.
Berger v. United States, 295 U.S. 78 (1935).
“Interest in a criminal prosecution is not that it shall win a case, but that justice shall be done.”
형사재판에서 검찰 측의 (목적)은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는 검찰 측 (승소)가 아니라, (정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정의구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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