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어캣 Sep 15. 2023

Love Yourself

유하야, 너 자신을 사랑해줘

너와 하루하루 지내다 보면 문득 너에게 배우는 것들이 있어. 말하자면 이런 것들이야.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도 충분히 괜찮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좋다. 외모를 포함해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에 만족하고 그것들을 진심으로 높이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타인에게서 존중과 인정을 구하기 이전에 내가 먼저 나 자신을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 '해야 하는 일'들에서 나의 자존감을 시험하는 대신에, 직업은 직업으로만 여기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나머지 시간을 투자하도록 한다. X같은 상황에서의 면역력을 기르는 게 좋다. 만일 직업적으로 만난 사람이 거지 같다면, 그건 그 사람 개인의 문제이지 그 필드 전체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시답잖은 인간들이 나에 대해 떠드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지금 생각나는 것만 해도 매우 여러 가지가 있으니 앞으로 쌓여갈 배움들은 훨씬 더 많겠지.


네가 내게 직접적으로 말했거나 혹은 네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얻고 있는 갖가지 어드바이스들은 결국 하나의 문장으로 수렴하는 듯해.


"유하야, 너 자신을 사랑해줘."


오랫동안 내가 불화해왔고 미워해왔던 대상은 다름아닌 나 자신이었어. 나라는 책의 앞페이지를 넘겨보면 네가 얼마 전에 언급한 적이 있는 '화려한 슬픔'이 가득한데, 거의 대부분은 내가 나를 다치게 하고 아프게 한 일들이었을 거야. 지금은 차마 입에 올리기도 무서운 사건사고들이 여럿 있었고, 그리 추억하기 좋도록 옛날 일인 것도 아냐. 너는 그때의 일 중에서 많은 것들을 이미 내 글을 통해 알고 있지만, 그 일들에 대해 굳이 다시금 언급하지는 않으려고. 어찌됐든 현재의 내가 나 자신과 더 이상은 싸우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기 시작했다는 놀랄만한 사실이 중요한 거니까.


가만히 네 옆에서 지내고 있노라면,  너는 나 자신보다 더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처럼 보일 때가 종종 있어. 너는 내가 지금 이대로도 완벽하고 부족한 것이 없다고 말해주고, 뭔가를 더하거나 빼지 않은 지금 내 모습이 충분히 예쁘고 귀엽다고 얘기해주지. 시간이 갈수록 확실히 알겠어. 넌 항상 그 자리에 굳건히 서서 나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고, 나라는 사람은 그런 너의 사랑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걸. 이제 나는 쓸데없이 자기 자신을 다치게 하는 대신에 최대한 신경써서 내 몸을 아낄줄 알고,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애타게 사랑을 구하느니 차라리 나 혼자 얼마간 지내면서 내 자존감을 지킬 줄 알지. 내 눈에 비친 너는 너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야. 너 자신에 대해서 정말로 존중하고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야. 나 역시 지금 모습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스스로를 지키는 사람이 될게. 네가 나를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또는 그 이상으로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될게. 약속해.

이전 25화 최고의 소금빵과 아인슈페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