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운/이석원/이다혜/이랑/박정민/김종관/백세희/한은형/임대형
다수의 작가님들의 글을 엮어서 만든 책이다. 한꺼번에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느낌이었다. 바쁜 현대인의 삶에 많은 작가의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그럼 리뷰를 시작해 본다.
전고운
MBTI를 운운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 작가는 INTP라고 한다. 아마 이 글을 읽으면 십중팔구 자신의 MBTI 가 뭔지 테스트해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1년 전만 해도 ESFP였는데 최근에 다시 해보니 ISTP로 변경되었다. 살다 보면 변하게 된다는데 신기했다. 약간 활동적으로 움직이다가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활동력이나 사람들과의 관계 빈도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싫거나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그때가 나의 모습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았고 주변에 너무 휩쓸렸던 것 같다. 중재를 많이 했고 좋은 모습으로만 지내려고 한 게 오히려 나 자신에게는 역풍이 온 게 아닐까 싶다. 어찌 되었든 이분의 글 중에 설 연휴인데도 카트를 열심히 닦고 있는 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감명을 받았다. 또 내가 좋아하고 믿는 가치를 비주류라고 재단하고 싶지 않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꽤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이석원
인상 깊었던 부분은 광화문 교보문고 같은 큰 곳에 갔을 때 좋았다고 한 부분이었다. 사실 오버 일수도 있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서점에 가면 다들 좋아하는 줄 알았다. 이 책 저 책 다 구경할 수 있고 그냥 지식이 채워지는 느낌이랄까 들고 다니기 싫어서 한 권 정도밖에 사지 않지만 그냥 시간 보내기 너무 좋았다.
책들이 어떻게 그토록 사람을 잘 끌어들일 수 있게 제목들을 지었는지 이거 펼쳐보고 저거 펼쳐보고 했었다.
이분의 글을 읽다 보면 글로써 삶을 살아온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본인의 글이 값으로 매겨져 팔리게 되고 또 그게 팔려야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내용들을 보면서 엄청 치열하게 글을 썼다는 게 느껴졌다. 억지로 돈을 벌기 위해 써야 하는 글은 무슨 심정으로 썼을지 나도 같이 착잡해졌다. 마지막에 어느 날은 잘 써지다가 어느 날은 잘 안 써진다는 문구가 맘에 와닿는 좋은 글이었다.
이다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나요라고 선배들한테 물었는데 그 선배들 조차 그냥 많이 읽고 많이 쓰라고만 이야기해줬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잘 쓰는 글은 무엇일까 나도 고민해 봤다. 잘 읽히는 글? 보기 편한 글? 전에 이오덕의 글쓰기라는 책에서 어린아이들의 표현력이 어른들의 고정적인 표현이 아닌 순수한 글이 훌륭한 글이라고 했는데 너무 이해 못 하게 써놓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그 누가 알겠는가 내가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랑
쓰기 지옥이라는 문구. 마감 시한이 있을 때 느껴진다고 한다. 억지로 써야 할 때 쓰기 지옥에 들어가는 것 같다.
저자는 틈만 나면 메모를 했다고 한다. 손등과 팔에 아이폰에 메모장, 사진 촬영 등 글을 쓰기 위한 노력이 느껴졌다. 소재라는 게 그렇게 잘 떠오르는 게 아닌 것 같기는 하다. 이 작가의 글 중에 키보드에 관련된 내용이 있는데 레오폴드 FC980M PD 적축 모델이라고 한다. 괜히 따라 해보고 싶어 진다.
박정민
쓰고 싶지 않은 32가지 이유를 말해준다. 이유는 보니까 돈을 받아서 써야만 하기 때문인 거 같다.
의무가 됐을 때 고통이 배가 되는 것을 설명하며 벗어날 수 없다며 탄식한다. 이분은 거의 쓰기가 공부와 비슷한 수준의 거부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해야만 한다라는 생각으로 쓰는 것 같다.
김종관
꾸며낸 이야기임에도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몰임감이 더 있을 수 있게 중간에 여자가 이쪽 남자에게는 사투리를 쓰고 저쪽에는 표준어를 쓰는 내용이 있는데 이상하게 몰입되었다. 그 여자가 이상해서 자꾸만 무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일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계속 뒷내용이 궁금했다.
이 작가가 쓴 글을 읽어보고 싶어 지게 만드는 글이었다.
백세희
쓰고 싶지 않다로 한 페이지를 날로 먹은 작가다. 중간에 잘 쓰고 싶다를 숨은 그림 찾기처럼 숨겨 놓았다. 어찌 보면 패스하는 구간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독특하긴 한데 내 생각엔 없어도 무방했다. 그냥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 같다.
한은형
쓰다는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긴 글을 쓸 수 있다니 이 작가는 소설을 쓰는 사람이 맞는 거 같다. 다른 작가들은 보통 경험에 의해서 작성하기 위해 누굴 만나고 활동한 내용을 쓰는 거 같은데 역시 보통 에세이 작가랑 소설 작가는 상상력이 좀 다른 것 같다. 표현력도 그렇고 기본 글짓기 양이 달라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주제 하나를 놓고 굉장히 장황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임대형
가장 좋아하는 글쓰기가 일기라고 한다. 그 나머지는 타인에게 나를 비추고 표현하는 행위라서 몰두하기가 어렵고 나를 표현하는 욕망이 부족하다고 한다.
일기만큼 나만을 위해서 쓰는 것이 없는 거 같다. 아마 그래서 자유자재로 쓸 수 있고 글의 막힘도 없는 거 같다.
작가의 글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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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책을 9권은 읽은 느낌이다. 작가마다 쓰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글로 저마다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의외로 공통되는 부분은 있었다. 전부 글을 너무들 오래 써서 인지 쓰기 싫다로 들린다. 글의 소재가 너무 없어서 고민했다는 내용이 많으며 마감시한을 지키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모두 글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며 자신만의 개성이 돋보이는 걸로 보아 괜히 그 시장에서 살아남은 게 아닌 것 같은 느낌은 들었다.
한 명 한 명 찾아봐서 그들의 글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