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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Jan 14. 2024

택배 배달일지 13화 (평화와 약간의 택배TIP)

휴식과 평화를 느끼며

2023.11월,12월 이후 2024. 1월부터 택배배달 물량이 감소했다. 설연휴를 앞두고 사람들이 지갑을 닫아서 인지 아니면 고물가로 인해 씀씀이를 줄인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부 타 택배사는 여전히 차량에 물건을 가득싣고 배달하는 정황을 볼때 단순히 경제 이상 문제라고 볼수는 없을듯하다. 중요한 것은 내가 배달하는 물량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물량을 적게하니 배송이 일찍 끝나게 되고 갑자기 자유시간이 늘어나 버렸다. 일을 일찍 끝내고 나서 느끼는 기분이란 이루 말할수 없다. 비록 수익은 적어졌지만 그만큼 내게 돌아온 시간은 소중했다.


팀장은 잠시 물량 감소한 지금 이순간을 휴식하는데 사용하라 했다. 두달동안 쉼없이 달려오다 잠시 삶을 돌아볼수 있는 시간은 귀했다. 모처럼 날씨도 풀리고 따뜻한 햇살을 보면서 퇴근할때면 그냥 이정도 물량만 배송하는 것도 괜찮겠다 여겨졌다. 주변 동료가 혹시 배달구역 더 늘릴생각 없냐고 물었을때 모르겠다 했는데 역시 받지 않는게 좋을거 같았다. 돈도 중요하지만 그러다 내 몸이 고장날거 같았다. 멀리보고 가야함을 다시한번 느끼는 순간이다.


정 돈이 벌고 싶으면 택배배송 물량은 오전내에 끝내고 다른일을 하는게 좋을거 같다. 몸의 한계라는게 있기에 그렇다. 어려워 보이지만 어차피 물량을 많이 받아 봤자 고객들이 퇴근하는 오후5시~6시이전에 끝마쳐야 한다. 그 시간이 넘어서면 고객도 짜증나고 해지고 배달하는 나도 힘들게 되어버린다. 어째뜬 푸념은 이쯤하고 차량에 택배 물건 싣는 팁을 올려본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방식이 있다. 하지만 혹여라도 알고 싶은 사람이 있을수 있으니 공유해 본다.


물건 싣기전 할일


*구역별로 물건을 나눠 놓는다.

(아파트와 번지를 구분해서 차밑에 둔다)

- 처음 하게되면 너무많은 도로명주소 때문에 일일이 구분하기가 힘들다. 그럴때는 먼저 동으로 구분해서 크게 나눈다. 초반에는 이렇게 하고 나중에 배달을 하면서 도로명주소를 익히면 그때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된다.(단점: 동은 같지만 따로 떨어져 있는게 있기 때문에  나중에 물건 찾을때 힘들수 있다.)


*구분이 끝났으면 어떻게 한바퀴 돌지 코스를 짠다. 초심자는 번지를 앞에두고 아파트를 나중에 하라고 배운다. 이유는 날이 어두워지면 번지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반대로 했다. 이유는 아파트도 너무 늦게 배달하면 고객 클레임 전화가 오고 배달물량을 어느정도 빼놔야 물건정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물건을 가장 늦게 배달할 순으로 쪽부터 실으면 된다. 이때 중요한 점은 간혹 번지코스 순서대로 실거나 아파트 동별로 실어야 하는것 아니냐는 문의다. 물론 그렇게 실으면 나중에 수월하다. 하지만 박스크기가 제 각각이고 일일이 모두 분류하면 싣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며 혹시라도 수량이 많으면 차량에 모두 싣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나중에 가서 억지로 위에 올리거나 하면 섞여서 곤욕을 치루게 된다.


*무겁고 큰물건을 제일 밑에 쌓는다. 마치 벽돌건물 기반 다지듯 기초공사가 중요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언덕을 올리갈시 무너지면서 대참사가 일어난다. 생각보다 언덕이 높거나 가속방지턱등 차량이 흔들릴 일이 많다.


*제일 안쪽부터 높이쌓고 다음부터 계단식으로 낮게 쌓는게 좋다. 물론 평평하게 쌓아도 상관없다. 하단부분 기초 공사가 중요하다.


*배달을 하면서 해당지역에 도착했을때 물건을 정리하면서 배달하는게 이상적이다. 물론 나중에는 건물명만 봐도 알기 때문에 같은것끼리 놓고 순서대로 정리하면서 돌면된다. 물론 애초에 정리를 모두해서 잘 쌓으면 더욱 좋기는 하나 초심자가 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기억도 잘 나지 않고 물건만 찾다가 시간 다 지나갈 확률이 높다. 10~20개도 아니고 200개 300개이다. 사실 초심자는 처음에 50개도 배달하기가 힘든게 현실이다.


나도 처음에는 네비에 주소 치면서 하나씩 배달했다. 지도는 전혀 볼줄 몰랐으며 아무것도 모르기에 무조건 네비가 시키는대로 갔다. 한 두개 배달할때야 네비가 시키는대로 하면 됐지만 60개 할때는 멘탈이 터졌었다. 바로 코앞에 두고도 어딘지 몰라서 한바퀴 두바퀴 빙빙 돌다가 배달하고 그랬다. 아 물건 싣는법에서 잠시 삼천포로 빠졌다.


어째뜬 위와 같은 방법으로 물건을 실으면 배달하기가 좀 수월할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택배차량에 물건 실려있는것을 보면 도데체 어떻게 구분해서 배달하는 건지 궁금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생각보다 쉬운거였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혹여라도 누군가 택배배달을 해보려고 한다면 내가 권하는 방법은 한가지 이다. 아파트 배달을 먼저하고 가능하면 주변지인이나 가족을 동원해서 어느정도 배달을 해서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고 일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아파트가 쉬워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엘레베이터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파트의 장점은 주변사람을 동원했을때 도움이 된다는 이점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게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면 번지배달에 사용해야 한다. 어차피 처음에는 모르는게 당연하다. 부딪히고 깨지면서 알아내야 하고 기억해야 된다. 가장 힘들게 찾고 어려운곳이 나중에 기억이 잘되서 쉬운곳이 된다. 그렇게 조금씩 시간을 줄여 나가야 한다.


번지와 도로명이 맞다고 무조건 맞는게 아니다. 고객은 신주소 즉 도로명 주소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나도 건물명으로 알지 도로명 주소로 집주소를 기억하지 않았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도로명 주소는 엉터리지만 건물명이나 동은 맞다는 이야기다. 현장에 가서 그에 맞는 주소로 배송해야 된다. 도로명 주소가 간혹 맞지 않는 경우가 있기에 그렇다. 고객들이 우편번호 선택할때 도로명 주소를 아무거나 선택하고 뒤에 건물명과 동호수만 제대로 적어 놓기 때문에 이와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사실 나도 그랬다)


어째뜬 내가 말한 방법대로 하면 적어도 그날 배송을 끝마치지 못하진 않을것이다. 혹여나 도와줄 사람이 없고 혼자 해내야 한다면 최대한 물량을 적게 받기를 권한다. 시간은 없고 배달물량이 차에 쌓여있을때 만큼 스트레스 받는 일이 없다.


나도 도주하고 싶었다. 지금도 모르는 번지나 주소가 이상한게 나오면 스트레스 받는다. 하지만 극복했고 여기까지 왔다. 어둠밖에 없다고 생각한적도 있다. 난 어려운코스 가장 기피하는 지역을 소화했다. 그리고 그건 내게 무기가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모르는 지역은 가기가 두렵다. 그렇지만 해냈다는 결과가 있기에 다른곳에 가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난 터득했다.


자랑같지만 이야기 하고 싶었다. 조금 쉬어가는 시기에 내가 터득한것을 남에게 공유하고 나와 같은 고생을 하지 않았으면  해서 팁을 남겨보았다. 스스로 깨우치는게 가장 중요하지만 아무렇게나 알려주는거 같아도 길을 알고 모르느냐는 차이가 크다. 나도 전임자에게 배운 것이다. 모쪼록 내 팁이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



끝.


택배배달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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