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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May 29. 2024

3화 -연기의 문구, 생사의 갈림길

새로운 시작

주령은 소호와 다시 만난 후, 그의 얼굴에서 불안과 긴장감이 엿보였다. 해가 지면서 붉게 물든 하늘이 무거운 분위기를 더욱 강조했다. 바람은 서늘하게 불었고, 그들의 주변에는 낙엽이 서걱거리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녹슨 철문과 깨진 창문이 그들의 만남을 더욱 음울하게 만들었다.

"자, 이제 떠날 준비는 된 건가?" 주령이 물었다. 그의 말에 공기가 더 차갑게 느껴졌다. 소호는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그래. 하지만 노트를 돌려줬으면 좋겠어. 약속은 반드시 지킬게." 그의 목소리에는 간절함과 불안이 섞여 있었다. 소호의 눈동자는 흔들렸고, 손은 약간 떨리고 있었다.



주령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안 되지. 너에게 노트를 돌려주는 날이 네가 잠적하는 날이니까." 그의 목소리에는 의심과 경계심이 담겨 있었다. 주령의 눈빛은 차가웠고, 그의 입술은 비꼬는 듯이 일그러졌다.



소호는 간절한 눈빛으로 주령을 바라보았다. "10억을 주겠어. 그리고 네가 원하는 것도 이루어줄게." 그의 제안은 절박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소호의 목소리는 떨렸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주령은 잠시 고민했다. '이 노트가 뭐길래 그렇게까지 하는 걸까? 뭔가 다른 꼼수가 있는 건가?' 주령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소호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주위의 어두워진 숲은 두 사람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제발 부탁이야. 노트를 돌려줘." 소호는 무릎을 꿇으며 간곡히 부탁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소호의 모습은 더욱 비참해 보였다.



주령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흠, 그렇다면 조건이 있다. 노트의 비밀을 말하면 돌려주마. 또한 10억과 내 목적은 달성을 해야 해." 그의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 주령은 소호를 노려보며 그의 반응을 살폈다.



소호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비밀 같은 건 없어. 단지 내가 연기를 하기 위해 필요한 문구들이 거기 적혀 있기 때문이야." 그의 목소리에는 절망이 묻어났다. 그의 눈동자는 고통으로 일렁였고, 그의 어깨는 무겁게 처져 있었다.



그 말에 주령은 격노했다. "헛소리 하지 마! 자기계발 같은 그 따위 문구가 연기에 왜 필요한 건데! 그리고 별로 어렵지도 않은 말을 왜 적어놔!" 그의 목소리는 분노로 떨렸다. 주령의 눈은 분노로 타올랐고, 그의 손은 주먹을 쥔 채로 떨렸다.



소호는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나에겐 어렵고 중요한 문구야... 제발 돌려줘. 넌 너의 목적만 달성하면 되는 거잖아? 그걸 이뤄줄게 부탁이야."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절망과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소호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고, 그의 호흡은 거칠어졌다.



주령은 미심쩍었지만, 소호의 말처럼 지금 그는 자신의 목적이 더 중요했다. 이내 결심한 듯 품속에서 노트를 꺼내 소호에게 던져주었다.



소호는 노트를 받자마자 이상함을 감지했다. "이건 원본이 아니잖아? 원본을 내놔!" 그의 목소리는 경악과 불안으로 떨렸다. 그의 손은 노트를 꼭 쥐고 있었다.



주령은 냉소적으로 말했다. "문구가 중요하면 복사본으로도 충분하지. 돈과 내 목적이 완수되면 그때 주도록 하지." 그의 목소리에는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주령은 소호를 내려다보며 비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소호는 절망한 표정으로 외쳤다. "원본이 있어야 된다고! 빌어먹을!"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절망이 뒤섞여 있었다. 소호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그의 눈은 붉어졌다.



소호는 분노에 차서 바닥을 손으로 여러 번 내리쳤다. 그 모습을 지켜본 주령은 노트에 무엇인가가 있음을 직감했다.



"한 번만 더 물어보겠어. 노트의 비밀을 말해! 그럼 돌려준다니까!" 주령이 다시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단호함과 의심이 담겨 있었다. 주령은 소호에게 한 걸음 다가가며 말했다.



소호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주령을 노려보았다. "비밀을 말해주면 네가 돌려준다고? 웃기지 마라! 안 돌려준다에 내 목숨을 걸겠어." 그의 목소리는 결연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소호의 눈빛은 불타오르고 있었다.



주령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말했다. "흠, 분명히 노트에 비밀이 있군. 혹시 노트가 없으면 싸움도 못하는 거 아니야?" 그의 목소리에는 조롱이 섞여 있었다. 주령은 소호의 반응을 살피며 조롱했다.



그 말을 내뱉고 주령은 소호에게 다가갔다. 이내 주령은 몇 가지 훼이크 동작을 시전한 후 소호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자 소호는 지난번과는 달리 주령의 공격에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다.



퍼퍼퍽



소호는 세 방을 맞고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 주령은 지난번과 완전히 다른 소호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소호는 무기력하게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뭐야 이거..." 주령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의 마음 속에는 혼란과 의문이 가득했다.



다음 날...



소호는 본인의 침상에서 갑자기 눈을 떴다. 어리둥절하며 깨어난 소호는 상황 파악부터 먼저 했다. 그러자 어제 주령에게 맞은 부위에 통증이 느껴졌다.



"아 어제 그 자식한테 맞았었지... 흠... 내 집인 걸 보니 어디로 끌고 간 건 아닌 모양이군. 그런데 놈은 어디 있는 거지? 밖에서 감시 중인 건가..."



소호는 침상에서 일어나 방문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거실에서 TV 소리가 들렸고, 주령이 낄낄대는 소리가 들렸다. TV 오락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소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침상 밑에 숨겨둔 권총을 꺼내 들었다. 이윽고 탄알을 넣고 권총을 장전했다.



소호는 어차피 이판사판이었다. 주령이 어느 정도 노트에 대해 눈치를 챘을 거라 여겼기 때문이다. 소호는 왼손으로 문을 열고 TV를 보고 있는 주령에게 총을 겨눴다.



"손들어 이 새끼야!"



그 말에 TV를 보며 웃고 있던 주령이 급정색을 했다. 순식간에 반대 상황이 되어버려 주령은 난색을 표하며 머리를 긁어댔다.



"회복을 엄청 빨리하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때려 놓을걸 그랬어," 주령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헛소리 집어치우고 노트 내놔," 소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없지. 여기는 애초에 복사본만 들고 왔으니까," 주령이 냉정하게 대꾸했다.



소호의 눈빛이 살기가 가득했다. "그럼 넌 여기서 죽게 될 거야. 그리고 이후에 네 집을 수색하면 되니까."



주령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하면 네놈은 영원히 노트를 못 찾게 될 거라고 확신하지."



소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 왜 안 주는 건데. 네가 내 노트의 비밀을 알아내서 뭐하려고! 목적을 이뤄준다니까!"



"그래, 그렇게 하자," 주령이 갑작스레 수긍하자 소호는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워졌다. 그는 주령의 진의를 의심했다.



"지금 이 순간을 벗어나기 위한 대답은 필요가 없어. 내놔라. 네가 가지고 있는 걸 확신할 수 있어." 소호는 주령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의 손은 여전히 권총을 단단히 쥐고 있었다.



주령은 잠시 침묵했다. 그런 다음,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을 가리켰다. "그래? 그럼 날 쏘고 가지고 가면 되겠네."



소호의 얼굴은 격렬한 내적 갈등으로 일그러졌다. 평소 같았으면 주저 없이 사람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었지만, 노트가 없는 그의 판단력은 미숙한 어린아이와 다름없었다. 결국 소호는 총을 내려놓았다. 그의 얼굴에는 무거운 체념과 함께 강한 의지가 드러났다.



"좋아, 네가 거짓말을 했을지라도 일단은 믿어본다. 너의 목적을 이뤄주마. 하지만 노트의 원본을 주지 않을 경우 너의 죽음은 물론이고 너의 주변 사람도 죽게 될 거다. 단지 너와 알고 지낸 이유 하나 때문에 말이다."



주령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웃음을 띄웠다. "후후, 이제 막 같은 배를 탔으면서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라고. 노트는 분명히 돌려주지. 필요하면 녹음이라도 해."



소호는 단호하게 말했다. "녹음 같은 건 필요 없어. 내 의지로 모든 게 결정 날 테니까."



그 말을 들은 주령은 살짝 언짢았지만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아직 풀리지 않은 진실에 대해 확인하고 싶었다. "원본 노트가 없으면 능력 발휘가 안 되나?"



소호는 움찔했지만 태연한 척 대답했다. "노트는 내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해. 하지만 복사한 노트로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



주령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흠, 그렇다면 거래가 성립되지 않잖아? 내가 너에게 원본을 줄 거라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소호는 목소리를 높였다. "능력 발휘도 안 되는 날 어디에 쓰려고 그래. 목적을 이뤄준다고 약속한다니까!"



주령은 냉소적으로 말했다. "틀렸어. 그건 정답이 아니야."



그 말을 끝으로 주령은 자신의 품에서 권총을 꺼내들어 소호에게 겨누었다. "똑같은 패턴의 말싸움은 이제 끝이다."



"철컥." 주령은 권총을 장전 후 소호에게 다시 겨누었다. "여기서 죽던지 능력을 발휘할 방법을 찾던지, 아니면 노트의 비밀을 말해라... 그것도 안 되면 노트는 불길 속에 사라질 것이다."



소호는 절망하며 외쳤다. "제기랄! 방법이나 비밀 같은 건 없다니까!"



주령은 차갑게 말했다. "그래, 그럼 여기까지군. 잘 가라."



소호는 체념한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말해주지. 그 원본 노트는 내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메모를 적어 두는 노트야. 그건 한정판 노트라고 이제 구할 수도 없다고!"



주령은 그 이야기를 듣고 격노했다. "헛소리 하지 마! 그런 걸 목숨처럼 아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소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에게 있어 노트는 목숨처럼 아끼는 거야! 나는 네놈이 왜 노트에 집착하는지를 모르겠단 말이야!"



주령은 일순간 소호의 말이 진실처럼 여겨졌다. 소호의 말처럼 자신이 왜 그 노트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모르겠는 기분이었다. ('난 그 노트에 뭘 기대하고 있던 걸까... 아니지, 이 놈 말에 현혹될 필요가 없지.')



주령은 결심했다. "너의 데뷔전은 한 달 후다. 어떠한 연습도 훈련도 없다. 아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링에 오른다. 그리고 넌 기적을 보여줘야 할 거야."



소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원본 노트만 주면 뭐든지 다 해주마."



주령은 광기에 가득 차 소호를 쏘아보며 일갈했다.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원본 노트가 제공될 일은 없을 거야. 도망쳐서 판정승을 얻어내든 맘대로 해. 다만 난 상대팀에게 거액을 주고 널 박살내라고 지시할 거야."



소호는 거의 울부짖으며 외쳤다. "노트가 없으면 안 된다니까!"



주령은 냉소적으로 대답했다. "그건 네 사정이지. 그럼 한 달 후에 보자고."



그 말을 끝으로 주령은 소호의 집을 나섰다.


다음화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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