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마시겠다는 일념 하나로 독일에 갔습니다.
초대받아서 간 건 아니었고, 우연히 보게 되었다. 두 번 그랬는데 한 번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또 다른 한 번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였다.
유럽인들은 야외를 사랑한다. 식당에 가면 종업원이 꼭 묻는 질문의 순서가 있다. 몇 명인지, 야외에 앉을 건지 안에 앉을 건지다. 주로 안에 앉는 편이다. 바깥에 앉으면 비둘기 온다. 먼지바람이 불어서 음식에 들어가기도 한다. 종업원과의 컨택도 어려워진다. 손 들고 부르는 문화가 아니라서 주문받으러 올 때까지 무한정 기다려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의 사람이 야외를 선택한다. 데이트 또한 강변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광장에 앉아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야외 결혼식이 주를 이룬다.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 주의보 뜨면 어쩌려고 저러나 참 간도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이스탄불에서는 신부가 하얀 히잡을 쓰고 있었다. 대기실이 따로 없다는 점도 이색적이었다. 하객을 볼뽀뽀로 맞이하고 있었다. 얕은 지식으로 알기로는 튀르키예는 결혼식을 낮에 시작해서 해질 때까지 춤을 추며 진행한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뢰머광장에서 봤다. 성당인지 교회인지가 하나 있었다. 거기서 갑자기 정장차림을 한 열댓 명 정도가 우르르 나왔다. 여덟 명 정도씩 찢어져서 두 줄로 섰고 마주 보았다. 줄과 줄 사이의 간격은 일 미터 정도였다. 무슨 일일까? 어차피 맥주 마시러 가기까지 시간이 약간 뜬 상태라서 지켜보기로 했다. 마지막엔 신랑 신부가 천천히 나왔다. 손을 잡고 줄과 줄 사이로 행진했다. 그러자 다들 꽃잎을 뿌려주며 같이 환호했다. 하객의 규모가 우리나라의 십 분의 일 정도밖에 안 되는 게 신기했다. 가족이나 죽마고우 정도만 부른 듯했다.
단순 관광지 몇 곳을 방문하는 것이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우지는 않는다. 이런 가벼운 문화 체험 몇 개가 관광지 열 개를 더 가는 것보다 훨씬 더 귀했다. 유럽에서까지 한식당 찾아다니는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