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범주까지를 경조사라 부를 수 있을까?

강아지 장례식은?

by 문장전문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지방 공무원 경조사 휴가 일수를 검색해 보니 출산, 입양까지도 쳐준다. 그럼 돌잔치는? 칠순잔치는? 요즘 아무리 가족끼리만 하는 추세라지만, 막상 해보면 하루를 다 쓴다.

십일 년 살았던 강아지가 죽은 지 몇 년이 되었다. 그날부로 하루도 빠짐없이 사진을 보았다. 백여 장 밖에 없는 것이 늘 아쉽다. 다 어디로 갔을까? 특히 코가 유독 촉촉하게 나온 것이나, 귀가 젖혀져 나온 것은 확대하곤 했다. 그 순간, 그 냄새가 떠올라서였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사진 속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마치 랜선친구를 하나 둔 것만 같다.

집에 없었는데, 어느 날 엄마한테 밤 열 시가 넘어 전화가 왔다. 아직도 첫마디가 선명히 기억난다.

"강아지 사진 좋은 거 있어?"

"왜?"

"죽어버렸어."

황당해서 눈물도 안 나왔다. 영정사진으로 써야 하니 한 장 보내라고 했다. 이미 지하철 막차가 끊길까 말까 한 시간이었지만, 택시를 타고서라도 가려고 했다. 최소 두세 시간 이상은 걸릴 판이었다. 엄마가 말렸다. 사후경직이 오기 시작했다면서 당장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현행 법상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합법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이용해야 했다. 끌어안고 자고, 먹을 것을 나눠먹던 존재를 종량제봉투에 넣어 버릴 사람은 몇 없을 것이었다. 당시 영업 중인 가장 가까운 곳은 초월읍에 있었다. 아빠를 깨워서 운전을 시작했다며 실시간으로 사진을 전송해 보내주었다. 죽음을 인정하기가 어려워 단 한 장도 저장하지 못했다. 단 1일장으로 아니, 세 시간으로 끝났다고 들었다.

"화장해서 뿌릴까? 유골함 쓸까?"

"뿌려 줘."

유독 나무 밑동을 좋아했다. 냄새를 킁킁 맡고 영역 표시를 해댔다. 그래서 나무 밑에 뿌려졌나 보다. 영원히 냄새 맡으면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나 같은 주인 만나게 해서 미안했다. 참, 필자가 사서 입혔던 노란 원피스를 입은 채로 화장되었다고 했다.

죽은 사람보다 더 자주 떠오른다. 좋아했던 음식, 자주 갔던 산책로를 가면 더더욱. 제 아무리 사랑하는 배우자, 부모, 형제일지라도 미워서 콱 쥐어박으면 속이 시원하겠다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은 있지 않는가. 강아지와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늘 흰색 꼬리를 치며 눈을 마주치던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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