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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리스크와 생존의 균형 - 스타트업의 첫 겨울

Part 1. 초원의 탄생, 창업의 시작, 세번째 글

by 멘토K


초원의 겨울은 잔인했다. 먹을 것도, 불 피울 나무도, 도움을 줄 이웃도 없었다.


살아남으려면 무언가를 버려야 했다. 테무친은 그 혹독한 겨울 속에서 배웠다.


“모든 것을 지키려 하면 아무것도 지킬 수 없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선택의 문제였다.


버틸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해야 했다. 그것이 생존의 전략이었고, 후에 그가 제국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였다.


창업의 첫겨울도 다르지 않다. 어느 스타트업이든 반드시 ‘겨울’을 맞는다.


자금이 마르고, 고객이 떠나고, 팀이 흔들리는 시기. 처음의 열정과 확신이 눈처럼 녹아내릴 때, 리더는 비로소 진짜 리더가 된다.


그때 필요한 것은 기술도, 자본도 아닌 ‘판단력’이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


테무친은 겨울이 오기 전 항상 ‘축소’를 먼저 했다.


가축을 줄이고, 이동 경로를 단축하고, 에너지를 집중시켰다.

위험을 줄이는 대신, 살아남을 가능성을 키웠다.


이것이 리스크 관리의 시작이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첫 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확장을 계속하는 건 무모하다.


대신 제품을 단순화하고, 핵심 고객에 집중해야 한다. 겨울은 생존의 계절이지, 성장의 계절이 아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창업가들이 그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초기 성과에 도취되어 겨울이 오기 전에 모든 자원을 쏟아버린다.


고객 확보를 위해 무리한 마케팅을 하고, 투자유치에만 의존하며, 본질보다 외형을 키운다.


하지만 진짜 리더는 겨울을 예측한다. 테무친은 언제나 “겨울은 반드시 온다”고 말하듯 준비했다.


그 준비는 단순했다. ‘자원을 보존하고, 사람을 지킨다.’


그가 이끌던 작은 부족이 혹독한 겨울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불필요한 경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겨울 동안 싸우지 않았다. 대신 내부를 다듬었다. 조직을 정비하고, 역할을 재배치했다. 즉, 내부의 효율을 개선했다.


이건 스타트업에게 주는 중요한 메시지다. 외부의 경쟁이 뜨거울수록, 내부를 다듬어야 한다.


시스템이 약하면 아무리 큰 시장도 버틸 수 없다.


나는 많은 창업가들이 첫겨울에 쓰러지는 이유를 봐왔다.


그들은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공격’을 선택한다. 하지만 창업의 겨울은 ‘공격’이 아니라 ‘적응’의 시간이다.


겨울에는 움직임을 줄여야 한다. 대신 관찰하고 배우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테무친은 눈보라 속에서도 다른 부족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무엇을 먹는지를 분석했다. 그 정보가 다음 봄의 전략이 되었다.


스타트업의 겨울을 견디는 법도 같다. 시장의 움직임을 관찰해야 한다.


고객의 소비 패턴, 경쟁자의 변화, 투자 환경의 흐름을 냉정하게 읽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때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많은 창업가들이 위기 속에서 더 빠르게 움직이려 하지만, 방향을 잃은 속도는 파멸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테무친은 가난 속에서도 냉철했다.

그는 불안에 휘둘리지 않았다.


눈보라가 몰아칠 때도, 한 걸음 뒤에서 상황을 관찰했다. 감정이 아니라 정보로 판단했다.

그게 그의 강점이었다.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되, 함부로 맞서지 않았다.


불확실성을 통제할 수 없을 때는 그 안에서 움직이는 법을 배웠다.


창업의 리더도 그와 같아야 한다. 리스크를 없앨 수는 없지만, 리스크 안에서 살아남는 법은 배워야 한다.


나는 스타트업 컨설팅을 하며 자주 묻는다. “당신의 사업에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인가요?”


그러면 많은 창업가들이 ‘경쟁사’, ‘자금난’, ‘인력 부족’을 말한다.


하지만 진짜 리스크는 그것이 아니다.

진짜 리스크는 ‘자신의 한계를 모르는 것’이다.


테무친은 언제나 자신이 가진 힘의 범위를 정확히 알았다.


그 이상을 넘지 않았다. 그래서 단 한 번도 무모한 싸움을 하지 않았다.

그것이 그를 오래 살아남게 한 힘이었다.


겨울은 누군가에게는 위기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다.


대부분의 경쟁자가 멈출 때, 그 틈을 노려 준비하는 자가 봄을 맞는다.


테무친은 겨울이 끝날 무렵, 언제나 먼저 움직였다. 준비된 자만이 겨울의 끝을 알아본다.


그는 다른 부족들이 아직 움츠러들어 있을 때 기습적으로 전투를 시작했다. 그 승리는 단순한 전쟁의 승리가 아니라, ‘타이밍의 승리’였다.


창업에서도 타이밍은 모든 것을 바꾼다. 시장이 얼어붙은 순간은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다.


겨울 동안 구조를 재정비하고, 제품의 본질을 다듬고, 팀의 결속을 강화한 기업은 봄이 왔을 때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위기 때의 침묵은 전략적 정적이어야지, 포기가 되어선 안 된다.


테무친은 혹독한 겨울을 스승으로 삼았다. 겨울은 잔인했지만, 그 잔인함이 그를 단련시켰다.


한 번의 겨울을 버티고 나면, 그는 다음 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창업가에게도 첫겨울은 통과의례다. 그 시기를 버티면, 이후의 모든 위기는 견딜 만해진다.


리스크와 생존의 균형은 언제나 어렵다. 하지만 완벽한 균형은 없다. 중요한 건 끊임없이 조정하는 것이다.


테무친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천막의 문을 바꾸듯, 변화에 민감했다. 그 유연함이야말로 생존의 핵심이었다.


스타트업의 첫겨울이 왔을 때,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다.


당장 싸우려 하지 말고, 살아남아라.

생존이 곧 전략이다.


겨울을 버티는 자만이 봄의 주인이 된다.

그리고 그 봄, 당신은 깨닫게 될 것이다.


“위기는 나를 멈춘 게 아니라,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것.”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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