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분화 할 수 있는 기준을 정립하자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세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같은 관광객일지라도 경제력, 방문 빈도, 동행인에 따라서 니즈가 세분화되기 때문에 우리가 타겟하고자 하는 핵심 고객의 페르소나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파악하려면 타겟 고객이라고 생각되는 집단을 세세하게 분류해내는 기준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멘토리는 창업을 통해 자기주도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20대 청년 창업가를 찾아 그들에게 필요한 요소를 지원하고 있다. 멘토리가 찾는 청년들을 이렇게 글로 적으면 굉장히 추상적이다. 추상적이라는 것은 저 문장을 보았을 때 사람마다 마음 속에 떠올리는 청년들의 이미지가 각기 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창업을 통해 자기주도성을 확립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대체 누구이며, 그들이 확립하고자 하는 '자기주도성'은 무엇이며, 그들이 하는 창업은 어느 수준의 창업을 의미하는지는 듣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처음 듣는 사람도 구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는 명확한 분류 기준이 정해져 있어야 모두가 동시에 같은 페르소나를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다.
페르소나를 분류하는 기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타겟 고객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일단 많이 만나보아야 한다. 고객을 많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유사한 집단이라고 생각됐던 고객들도, 더 작은 집단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된다. 멘토리에서는 청년 창업가를 계속해서 만나고 교육하다 보니까 막연히 창업이라는 것에 관심만 있는 사람, 창업에 관심이 있어서 실제로 창업 동아리, 학회 등에서 활동하며 문제정의 및 아이데이션 도출까지 해본 사람, 아이디어 도출에 넘어서 실제 제품/서비스를 제작하고 판매하여 단기 수익(100~300만원)을 내본 사람, 단기 수익의 포인트를 잡아서 지속적인 장기 수익을 내고 있는 사람 이렇게 크게 네 가지 단계의 청년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타겟 고객을 그룹화 하고 그들의 특징을 뽑아내다 보면 처한 상태에 따라서 필요로 하는 것들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막연히 창업이라는 것에 관심이 생긴 사람에게 '린스타트업'을 같이 읽으면서 자율적으로 창업 프로젝트를 운영하게 했을 때, 책에 나오는 용어조차 이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경향을 보였고, 소비자 인터뷰 과제를 내줘도 인터뷰 질문조차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팀원들을 챙기려고 문제정의를 바탕으로 수익을 도출해본 사람들에게까지 유저 인터뷰하는 방법까지 하나하나 가르치는 것은 시간 낭비였다.
이 때문에 제품/서비스를 만들어서 제공하기 이전에 내가 타겟하는 고객이 정확히 어떤 그룹 혹은 집단에 속하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투자할 수 있고, 적시에 제공해줄 수 있다. 특히 멘토리처럼 동시에 여러 명의 청년들을 교육하거나 지원해 주어야 하는 곳은 지원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수준이 매우 유사해야만 수혜자와의 시너지가 크게 난다. 페르소나가 명확하면 모집 및 혜택도 더 날카롭게 가다듬을 수 있고, 원하는 대상이 올 확률도 더욱 커진다.
니즈가 점점 더 첨예해지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명확한 고객을 찾아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초창기에 타겟했던 고객들의 상태나 상황이 항상 동일하거나 영원불변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어렵다. 스타트업은 마치 흰 종이에 그렸다가 다시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그리듯이 고객을 매일 같이 지우고 그리고 지우고 그려야 한다. 우리만의 고객 파이를 만들 수 있을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끈기있게 끝까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