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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 관세, 트럼프 그리고 물고기들

40대, 흔들리며 피어나다.

by 라이언윤

관세 전쟁의 충격 속에 달러는 흔들렸다. 아니 아직도 세상이 흔들리고 있는 거 같다. 그간 무서울 정도로 강했던 킹달러가 기이하게 약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이번 주, 시장은 말없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모두가 달러의 주인의 입만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 있었고, 한 문장, 한 트윗이 전체 판을 흔드는 시대였다. 결국 이번 주를 요약하자면 트럼프의 말 한마디로 충분했다. I’m telling you, these countries are calling us up, kissing my ass.” 그의 말은 품격이라곤 없었지만, 상황을 정확히 요약하고 있었다.


달러의 방향 하나에 신흥국의 통화가 들썩였고, 무역 조건은 다시 요동쳤다. 미국의 입장 변화 하나에 줄줄이 눈치를 보는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이게 협상인지, 지배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중국과의 패권 전쟁, 이제는 외교와 통화, 자산 시장까지 모든 것이 전면전이다. 역사책에 남을 장면이 하나하나 쓰이고 있는 느낌이다. 이 전선에는 총과 칼은 없지만, 금리와 환율, 관세와 협상 카드가 날카로운 무기처럼 날아다닌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개미 투자자들, 작은 기업들, 실물 경제는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너무 빠르게, 너무 큰 손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진짜 방향이고, 무엇이 계산된 소음인지 분간조차 어렵다.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일지도 모른다.’ 다들 그렇게 말하지만, 정작 준비된 사람은 없다.


모두가 눈치만 보고 있다.


지금 이 시국에 읽어야 할 시 한 편,

찰리 멍거가 생전에 여러 번 인용하며 좋아했던 러디어드 키플링의 「If—」을 조용히 읊어본다.


만일 (If—)

러디어드 키플링 | 번역: 라이언윤


만일 모든 이가 제정신을 잃고 너를 탓할 때,

너만은 침착하게 고개를 들 수 있다면,

모든 이가 너를 의심할 때,

그들의 의심조차 이해할 수 있다면,


기다림에 지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다면,

거짓말을 듣고도 거짓으로 맞서지 않고,

미움을 받되, 미움으로 응수하지 않으며,

너무 잘난 척도, 지나치게 현명한 척도 하지 않는다면,


꿈을 꾸되, 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생각을 하되,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성공과 실패를 마주하되,

그 둘을 속임수라 여기며 똑같이 대할 수 있다면,


네가 했던 말이 왜곡되어 바보들을 위한

덫이 되더라도,

네가 평생 바쳐 만든 것이 무너져 내릴 때,

낡은 연장을 들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모든 걸 한 번에 걸고,

모두 잃고도 잃었다 말하지 않으며,

심장과 근육과 인내가 다 닳아 없어져도,

의지만으로 "버텨!" 하고 말할 수 있다면,


군중 속에서도 고결함을 잃지 않고,

왕과 걷더라도 민초의 감각을 간직할 수 있다면,

친구도 적도 너를 아프게 할 수 없고,

누구든 중요하지만 그 누구도 절대적이지 않다면,


용서 없는 1분이라는 시간도

그 속에 모든 것을 담아 뛸 수 있다면,


세상은 네 것이 되고, 그보다 더한 것,

너는 진정한 ‘사람’이 될 것이다, 내 딸아


이 시의 말들이 유독 묵직하게 느껴진다.

세상이 무너질 듯 혼란스러울 때,

우리가 붙들어야 할 건 바로 이 ‘내면의 중심’ 아닐까.


Make love Not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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