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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메리 Oct 21. 2023

도시샤 대학 윤동주 시비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2014. 4. 5.


  일본에서 지내면서 꼭 한 번 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도시샤 대학을 갔다. 바로 시인 윤동주가 유학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일본인, 재일교포들로 구성된 시민단체에서 윤동주를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이 있다. 교토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마데가와역 3번 출구로 나와 조금만 걸으면 도시샤 대학이 나온다. 도시샤 대학 입구에서 경비원 아저씨께 여쭤보면 윤동주 시비에 관한 팸플릿을 받을 수 있다.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비석 두 개가 나오는데 시인 정지용과 시인 윤동주 비석이 나란히 있다. 정지용 비석에는 〈압천〉, 윤동주 비석에는 〈서시〉가 쓰여 있었다. 비석 주변에는 꽃다발 등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들이 있고 방명록도 있었다. 방명록을 죽 읽어보다가 나도 몇 글자 남기고 돌아오면서 다음에는 소주를 사들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윤동주시비 건립취지서’는 이렇게 쓰고 있다.

  전쟁과 침략이라는 입에 담기조차 무서운 말이, 성전(聖戰) 혹은 협화(協和)라는 이름으로 미화되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빛나는 미래를 꿈꾸고 있던 수많은 청년들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 갔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하고 읊었던 시인 윤동주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시인이 배웠던 도시샤의 설립자 니시마 조(新島襄)가 “양심이 전신에 충만한 대장부들이 궐기할 것”을 말했듯, 시인의 생전 모습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하면서 양심이 명하는 바에 따라 그는 살았습니다. 그 치열한 삶의 모습을 우리는 흉내조차 낼 수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는, 혹은 저지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시인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싶은 것입니다.


<참고도서>

정재정,2007,『교토에서 본 韓日通史』,효형출판, p.331


시인 정지용 시비(詩碑)
시인 윤동주 시비(詩碑)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


2016. 2. 17.


  설 연휴에 일본 여행을 갔다. 일본에서 돌아올 때 결심했던 대로 마트에서 참이슬을 사서 윤동주 시비를 또 한 번 방문했다. 마침 학교 건물에서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전시회에는 윤동주 시인이 생전에 직접 사용했던 노트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윤동주 시인이 당시 유명한 외국 시인의 시집들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전체 필사를 했다는 점이었다. 전시를 죽 둘러보는데 도시샤 대학 학생들도 전시를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는 게 들렸다.


“교과서에도 시가 실리지 않았었나*?”

“인체실험이었지, 아마?”

“그땐 그런 시절이었으니까.”


*윤동주 시인의 시는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사진 속 장소는 교토부 우지시 아마가세츠리바시(天ヶ瀬吊橋, 아마가세다리)라고 한다.
도시샤 대학 학식을 먹었다.



도시샤대학 가는 길


所在地(주소지) 〒602-8580 京都市上京区今出川通り烏丸東入

TEL:075-251-3120(代表・広報課)


지하철가라스마선 地下鉄烏丸線

이마데가와역에서 도보 1분 「今出川」駅から徒歩1分

한신전차 京阪電車

데마치야나기역에서 도보 15분 「出町柳」駅から徒歩15分

버스정류장 バス停

가라스마이마데가와로부터 도보 1분 「烏丸今出川」から徒歩1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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