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취업 비자가 허가 나지 않아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남은 기간 동안 한국으로 짐을 부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보냈다. 이제 마주칠 때마다 ‘오츠카레사마데스(수고하십니다, お疲れ様です’ 하던 회사 분들과도, ‘타다이마!(다녀왔습니다, ただいま)’ 하고 문을 들어설 때마다 ‘오카에리!(어서와, お帰り)’ 하며 반겨주던 셰어하우스 친구들과도 이별할 때가 왔다. 돌이켜보니 일본어도 부족한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회사를 만난 것도, 게스트하우스, 셰어하우스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난 것도 운이 좋았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타다상과 야마모토상을 만났다. 타다상이 저녁을 사주고, 술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한국으로 가져가라며 오키나와산 술도 선물로 주었다. 식사하는 동안 내게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내가 고고학과 관련된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면 일본 회사와 교류를 할 수 있게 되지 않겠냐며, 내가 그런 역할을 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해 주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 새해를 맞이했을 때 일본 회사로 연하장과 한과를 보냈다. 그리고 오사카로 여행을 갔을 때 타다상이 나를 차에 태워 오사카 주변의 발굴 현장을 구경시켜 주었고, 직원들은 내게 설명해 주었다. 일본 회사에서 내가 다니는 한국 회사와 교류를 맺자는 의도로 팸플릿을 보내주기도 했었다.
그런데 내가 공무원 시험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면서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
타다상의 술 선물, 낫쿠의 필통 선물, 노부코의 쿠키 선물
일본 회사에서 내가 속했던 팀의 팀장인 카케이상이 발굴조사 보고서가 완성되면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한국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술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니혼슈(日本酒)와 함께 보고서를 집으로 보내주었다. 발굴조사 보고서에 이름이 실린다는 게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내 이름을 발견하고 좋아했다.
발굴조사보고서 내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