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책 읽어 볼까요?
어떻게 소문이 난 건지, 어느새 사람들이 빠르게 모여들었습니다.
매일 새로 들어온 회원에게 인사를 건네고, 또 누군가는 말없이 나가기를 반복하던 어느 날.
멤버 수가 서른 명쯤 되었을 때 누군가 말했습니다.
“우리 이러지 말고, 오프라인에서 만나요!”
고집스러운 팔랑귀였던 저는 그 말에 솔깃했지만,
우리는 온라인으로 책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라는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모여요!!!”라고 외치지 못한 채, 조용히 눈치만 봤죠.
하지만 댓글은 순식간에 ‘모이자!’는 여론으로 가득 찼고,
결국 한 분이 제 이름을 콕 찝으며 말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원하는데, 왜 대장은 움직이지 않나요?”
성토의 장이 벌어진 겁니다.
그때 누군가 조심스럽게 저에게 말했습니다.
“일단 한 번만 모여보고, 별로면 다시 온라인만 하면 되죠.”
그 말에 못이기는척 제 고집을 꺾고 참석자 수를 파악하고, 장소를 예약했습니다.
드디어 첫 번째 정모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예약한 카페 앞을 서성였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제 앞을 지나가면서도,
아무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모임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휴대폰 진동이 자주 울렸습니다.
“오늘은 아파서…”, “야근이에요”, “아기가 아파서요…”
심지어 모임을 제일 먼저 제안한 사람부터,
저를 성토하던 그분까지 모두 불참.
결국 예약금만 지불하고, 친구와 소주를 마시며 헛웃음을 지었던 날.
그게 첫 번째 오프라인 모임의 결과였습니다.
마음 같아선 그날 선동한 모두를 강퇴하고 싶었지만,
초기 모임 분위기를 망칠까 싶어 꾹 참았습니다.
그 후 네 번의 오프라인 모임이 연속으로 망했고,
그제야 저는 마음을 굳혔습니다.
“다시 온라인으로만 운영하자.”
그때의 트라우마 때문일까요.
지금도 모임 가입 후 처음으로 오프라인 모임 신청한 분이
당일 노쇼를 하게되면,
어떠한 이유가 있건 바로 강퇴합니다.
그 뒤로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