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의 인사제도는 환영받지 못하는지 고민인 HR 담당자에게 추천
얼마 전 블라인드 게시판에서 한 게임회사의 사례를 들었다. 이 회사는 프로젝트 단위로 개발 인력을 운영하는데 만약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사람들을 대기 조직으로 옮긴다. 그들이 다시 특정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외부 인력과 거의 동일하게 치열한 경쟁 절차를 갖게 되며 일정기간 동안 새 프로젝트에 들어가지 못하면 회사를 그만둬야 된다는 내용이었다. 구성원 간 치열한 경쟁 환경을 만든 것이다. 댓글에는 회사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가득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방식이 실리콘밸리의 방식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옹호하기도 하였는데 어김없이 ‘넌 미국으로 가'라는 대댓글이 달렸다.
HR에서 어떤 제도를 만들 때 쉬운 방법으로 글로벌 선진기업의 제도라는 명분으로 조직을 설득한다. 도요타식, GE 식, 구글식과 같은 베스트 프랙티스를 추구하는 관행이 그 결과이다. 이 책은 ‘언제까지 따라 할 것인가'라는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저자는 이제는 외부만을 보던 눈을 안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인사이드 아웃' 관점은 "기업은 자신들의 문화와 사람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내재된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내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장-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사람에 내재된 핵심역량을 사업과 연계시킴으로써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HR은 구성원을 핵심 역량의 원천으로 인식하고, 이를 발전시켜가는 것을 주된 역할로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게임회사의 HR제도는 구성원을 바탕에 두고 제도를 설계하는 인사이드 아웃 관점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기업의 사람관리 패러다임을 직무성과주의, 내부 노동시장형, 스타형, 몰입형으로 나누어 각각의 철학과 제도의 내적 적합성을 비교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스타트업에 대한 스탠퍼드 프로젝트(SPEC) 결과, 실리콘밸리의 사람관리의 원형이 예상과 달리 스타형은 7%에 불과하며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사람관리 철학이 정립되지 않은 채, 상충되는 제도가 많은 회사에서 명확한 지향점 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경우 부정적 효과가 더욱 커진다는 것이었다. 우리 HR은 변화에 앞서 먼저 HR 제도의 내적 적합성을 갖추어 왔나 하는 반성이 드는 대목이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시대적 화두와 생존기로 앞에 놓여 있다.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애널리틱 서비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700명 중 86%의 응답자가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서는 올바른 문화와 개편된 비즈니스 프로세스 및 새로운 기술이 결합되어야 하며, 63%의 응답자가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노력에서 문화적 과제를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기업이 성과 향상과 경쟁 우위 확보에만 우선순위를 둔다. 이제부터라도 전략이나 환경이 HR과 사람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업을 결정한다'라는 새로운 전략적 사고의 전환과 함께 '인사이드 아웃' 관점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모두가 알고 있듯이 혁신의 완성은 그 일들을 둘러싼 사람들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