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지영이 아부지 계십니까?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그날 밤

by Mia Kim

펑펑 함박눈에 온 동네가 축제였던 그날 밤, 어김없이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아저씨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은 싫지가 않았다. 되려 아줌마 부부가 오셨으면 했다. 아줌마 부부가 와야 마당에서 눈 구경을 하며 늦게 잘 수 있으니까. 내 마음이 이런 날은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했다.



2층 내 방에서 고개를 쏙 내밀자 아저씨가 보였다. 아저씨 양 손에는 아빠가 좋아하는 OB 맥주 두 병이 들려 있었다. 나는 아저씨를 향해서 소리쳤다. "아저씨, 대문 열고 들어오세요! 아줌마는요?" 아저씨는 이미 거나하게 술이 한 잔 돼서 내 목소리도 못 알아 들었는지 위는 안 쳐다보고 자꾸 좌우로만 찾아 헤맸다. "아저씨! 위예요. 위! 지은이 방!"이라고 하자 아저씨는 껄껄 웃으면서 "오야, 지은아! 아빠는?"



내가 대답을 하려던 차에 언제 올라왔는지 엄마가 나를 비집고 내 방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아재요! 지영이 아빠, 잡니다! 내일 오이소!" 나는 엄마를 보며 "아빠 벌써 자?"라고 물었더니 엄마가 나를 슬쩍 뒤로 밀었다. 아저씨는 큰 소리로 "요요, 맥주 사 왔는데 이거라도 받으소!"



엄마는 "아닙니더! 그거 들고 내일 오이소!",

"지금 10시도 안 됐구만 벌써 잡니꺼? 하... 오늘은 마이 서운한데? 지영이 엄마, 이거 내 영영 못 오게 하는 거 아닙니꺼? 내 오토바이 자랑 좀 해야 되는데?"



그때 아줌마가 아저씨 등을 찰싹 때리며 "지영이 아부지 내일 새벽에 출근한단다! 고마 가자 쫌! 동네 시끄럽그로. (위를 보며) 지영아, 자라! 지은아, 자래이!"



아저씨는 일주일 전에 새로 산 오토바이를 매일 닦았다. 혼다를 사고 싶었는데 우리 아빠를 통해 20%나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효성 스즈키로 샀다. 까만 오토바이는 쇼바가 말 궁둥이처럼 둔하고 높았다. 앞모습은 아몬드처럼 흘겨보듯 밉살스럽게 생겨서 내 생각엔 뭘 저런 걸 샀나 싶었다. 꼭 까진 청소년들이나 탈 것 같은 디자인이었는데 아저씨는 볼 때마다 한 번 닦고 뒤로 나와 가만히 쳐다보고, 또 한 번 닦고 뒤로 나와 술 마실 때처럼 "캬아!"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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