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by Mia Kim


#그럭저럭

오은영 박사님이 SBS <집사부일체>에서 말했다.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행복은요, 나를 이해하는 내 사람들과
그럭저럭 사는 거예요."



#짜달스레
#말라꼬

'짜달스레'는 표준어로 변환하면 '기어이', '굳이' 정도,
'말라꼬'는 '뭐 하려고 그렇게까지' 정도의 말이다.
경상도가 고향인 엄마는 습관처럼 늘 말했다.
뭐하러 굳이 그렇게까지 애를 쓰냐며
손해나 승부에 애꿎은 힘을 들이지 말라는 말이었다.



#그것도없어유?
#아무지장없어!

백종원의 레시피에는 마법이 숨어 있다.
식재료를 다듬는 것뿐만이 아니라 마음도 다듬게 한다.

"당근 없어요? 없으면 안 넣어도 돼요."
"굴소스 없어요? 그럼 멸치액젓이랑 설탕 좀 넣어.
굳이 그것 없어도 그럭저럭 맛은 나요."
"맛술 없어요? 없어도 맛에 크게 지장은 없어요."

여느 요리 채널은 "이 재료가 꼭 들어가야만 이 맛이 난다."라고 하지만, 백종원은 지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다는 안도감을 준다.



#너무애쓰지마

며칠 전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살아서
나도 따라가려면 늘 아등바등 애를 써야 해.

그래서 행복하려고 하면 너무 힘이 들어."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은 행복하기에 이미 충분한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삶을 향유하는 기대 수준이 높아서 사는 게 너무 힘에 부친다는 말이었다.





우리는 알고 있다.

당연한 것의 기쁨을 느끼지 못했다가 어느 날 덮친 불행한 사고로 당연한 것을 잃게 된 사람이 사고 후 깨닫게 되는 궁극의 진실처럼 우리 모두는 그것을 알고 있다.



행복하기 위해 평안하려고 애쓰고, 평안하기 위해 불안한 모든 것들을 소거하려 하다 보니, 아이러니 하게도 언제나 불안을 염두하며 살고 있다. 이런 모순적 뫼비우스 띠 속에서 행복과 불안은 동전의 양면처럼 가장 긴밀하게 밀착해 내 사고의 챗바퀴를 돈다.




행복도 어느새 경쟁이 되었다.

아니면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어쩌면 그 어떤 것도 잃고 싶지 않고 더 가지고만 싶어 하는 끝없는 욕망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어딘지 매일 파고드는 공허함은 행복 때문이 아니라 욕심 때문일 것이다.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 감사한 순간을 당연한 축복으로 여기며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선한 용기가 샘솟기를 매일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충분히 괜찮고

충분히 행복하고 있는 중이다.

나머지는 욕심이다.




나는 지금
그럭저럭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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