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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드아키택트 Sep 08. 2024

건축 진로 멘토링에 대해서

가끔씩 들어오는 질문에 답하는 시간

나보다 이 업계, 프로그래밍, 문제해결 능력 등등이 훨씬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아 내가 쓴 몇몇 글을 통해 가끔씩 멘토링을 할 기회가 있었다. 오늘은 그런 멘토링에 내가 무슨 답을 했으며,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고 나도 내 방향성을 찾기위한 이정표로 오늘의 글을 써본다


몇년을 일해야 전문가가 되는가?

굉장히 모호한 개념이다. 10년을 업계에 일해도 기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가령 운동으로 친다면 10년간 마라톤을 했지만 1km밖에 달릴 수 없다면 누구도 그를 전문가라 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1년을 했는데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면 누구나 그를 전문가라고 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깊이에 비례해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가령 위 비유를 이어가자면, 1km 밖에 달릴 수 없지만 자신에 대한 마케팅을 잘해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반면 풀코스를 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그의 능력을 모를 수도 있다. 자신을 평가해줄 수 없는 업계에 있다면, 일반인을 상대로 전문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정도의 실력과 마케팅이 있다면 전문가라고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다소 모호하게 정의했지만, 내가 겪어본 세상에선 그랬다.



건축과 IT 결합을 커리어로 추천하는가?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건물이 지어지는 일과 가까울 수록 대접받는게 건축계의 현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IT는 여전히 보조적인 도구 취급이 강하다. 또한 현장을 잘 모르면 IT도 뜬구름 같은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장에 대한 애착도 있고 이를 IT로 해결하고 싶다면 추천할만하다. 건축과 IT 결합을 메인 주제로 일하는 사람들은 일종의 불안감을 항상 가지고 있다. 잘하면 하이브리드 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이도저도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IT를 하는 사람에 비하면 개발 능력이 뒤쳐지는 부분이 있고, 건축하는 사람이 되기에는 또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Revit API 개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건축이라는 좁은 분야를 노린다면 좋은 접근일 수도 있다. Revit API는 몇년에 한번씩 변경된다. 따라서 내가 만든 프로덕트도 의지와 상관없이 업데이트해야 하는 일이 잦다. 이는 오픈소스계열 개발과는 다른 일이다. 오픈소스에서도 업데이트 할 일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업데이트 시기 등등과 관련해서는 개발자가 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 Revit이 ifc 생성할 때 쓰이는 사실상 표준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설계 자동화라는 큰 범주보다는 Revit 자동화에 매몰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Revit API 개발을 하더라도 해당 노하우를 다른 곳에도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을 항상 염두하기를 권장한다.

또한 업계에 Revit API이상의 개발을 하고자 하는 수요는 계속 존재한다. 이를 실현시켜줄 회사를 몇몇 업계에서는 찾고있다.


실력도 없고 인맥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내가 보기에 건축만큼 인맥이 중요한 곳도 없다. IT는 코딩테스트를 통해 실력으로 걸러지는 부분이 어느정도 있지만 건축분야는 인맥이 꽤나 중요하다. 인맥을 키우러 대학원을 가는 경우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일하는 회사에서 잘하는 것 만으로도 인맥은 어느정도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실력은 하루아침에 키워지지 않는다. 하루키의 법칙이란게 있더라. 하루키는 맹리 내용과 상관없이 2000자를 쓴다고 하더라. 개발자들도 하루키의 법칙이라고, 매일 개발을 하는 운동이 있다. 그정도로 한다면 실력이야 당연히 키워질 것이다. 단, 어제의 나보다 나아진다는 것이지 남들보다 잘된다는 것은 아니니까 조급해하지 않고 하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체력이 중요하다. 체력이 없으면 무엇하나 하기 힘들다.


어떤 기술을 배워야 하는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가령 나는 건축을 전공하며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이 있었다. 내가 폼보드를 바닥에 칼질하던 시기에 티비에서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던 시기였다. 나는 건축이 이렇게 되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자동화 도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시작은 다이나모였고 그 후는 그래스호퍼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파이썬을 배우게 되고 어찌저찌 개발에 대해 알아가고 있었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명확할 수록 도구는 알아서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할 생각은 있는가?

생각은 있다. 하지만 나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중요한 사람이다. 금융자산을 통해 어느정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생긴다면, 컨설팅이나 자본 투자가 적게 드는 방향으로 사업을 하지 않을까 싶다.


꿈이 있는가?

예전에 비해 모호해졌다. 예전에는 업계의 특정 문제를 해결하겠다 라는 목표 또는 꿈이 있었지만 지금은 돈을 많이 버는 구조에 대한 고민만 남았다. 일단은 3D를 중심 주제로 목표를 다시 만들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할말은?

멘토를 정하는 일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높은 확률로 그 사람과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내게 질문을 했기 때문에 답을 했지만 근본적으로 본인이 되고 싶은 삶이 나와 같은지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대부분 자신의 답은 자신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늘 한 이야기를 잊고 다시한번 자신에게 질문을 해보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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