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과외 인생 03화

교사는 당신의 자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냥 솔직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by 사각사각

교사는 해마다 수많은 새로운 아이들을 만납니다. 그러므로 그 학 년대 아이들의 평균치를 경험을 토대로 잘 알고 있습니다. 며칠 아이를 지켜보면 아이에 관해서 파악이 돼요.


제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아이들 중에는 조현병, ADHD, 아스퍼거 증후군, 경계성 지능 등등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방송에서도 ‘금쪽같은 내 새끼’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이런 병명과 행동 방식에 관해서 자세히 알게 됩니다.


아쉬운 점은 부모님이 이런 증상을 모르는 경우도 있고, 혹은 알고 있으나 미리 교사에게 언질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내 아이에 대해서 책 잡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교사의 입장에서도 난감합니다. 부모님이 미리 정보를 주시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부모님 만큼은 아니지만 교사도 학생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맺어가고 관심도 많으며 상당한 애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수업을 했던 아스퍼거 증후군의 학생은 저에게 일 년이 넘도록 반말을 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었으므로 이미 성숙하기도 했고 반말을 할 시기는 아니었어요.


어머님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단 한마디도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어요. 제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OO이가 저에게 계속 반말을 하더라고요. 하하. “


요즘 사회 분위기가 경직되어 솔직한 발언을 하기 어려워서 가볍게 웃으며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머님 말씀


“저희 OO이가 친근감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그러더라고요.”

아,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친근감을 느껴도 어른에게 반말을 하는데 아무렇지 않은 듯 넘어가고 늘 학업에 관해서만 말씀하시는 겁니다.


이번 초등교사 자살 사건을 보며 다른 선생님과도 진지한 대화를 한참 나눴어요. 이분은 유치원 선생님인데 발달이 늦는 아이가 있어서 어머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노발대발하시더라는 겁니다.


결국에 몇 달 후에 아이는 학습을 따라가지 못해서 특수반으로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선생님은 그 아이가 적절한 시기에 발달에 맞는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알고 있어도 말 못하는 상황입니다.

저도 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초등학교 수준의 발달을 보이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다른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고 노력했으나 가끔은 절망하는 게 보였어요. 다른 학생들과 다른 이 학생의 발달상태가 초등학교 수준이므로 교류가 잘 되지 않았겠죠.


이 학생은 화도 다스리지 못해서 화가 나면 바닥에 드러누워서 울며 소리를 지르곤 했습니다. 덩치도 엄청 큰 학생이어서 다른 학생 여러 명이 말려야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 반에 조현병이 있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걸 알게 된 경위는 학생이 눈에 띄는 이상 행동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상담을 하다가 학생이


“제 중학교 때 친구 여섯 명이 죽었거든요. 그 아이들이 가끔씩 찾아와요.”


이런 말을 해서 확실하게 알게 됐어요. 말문이 막혔죠. 이 학생은 수업 시간에 수시로 복도나 화장실들을 배회하여 다른 학생이 찾으러 다녀야 했습니다. 결국은 도저히 관리가 되지 않아서 특수반에 몇 시간씩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아이의 어머님도 한참 후에야 학생이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는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제 생각에는 부모님께서 잘 판단하셔서 내 아이의 상태에 따라서 적당한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병이 있다면 치료를 받아야 하고요.


교사는 인간입니다. 솔직하게 말씀하시면 소통이 가능해요.

그리고 교사는 학생을 꽤 장시간 지켜보고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그 학생의 상태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마음을 터 놓고 가능한 자세하게 정보를 나눠주셔야 그 학생을 잘 지도할 수 있어요.


작금의 여러 선생님들의 미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떠오른 옛 경험들입니다.

하트 구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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