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가 사춘기를 이긴다는 말이 있다. 전조 증상이 보이나 아직 갱년기를 몸소 안 겪어 봐서 모르겠다. 사춘기 아이들만 잔뜩 봐 왔고 갱년기는 아직 안 와서 제대로 링에서 붙어보질 못했다.
오늘도 사춘기 아이는 "공부하기 싫다"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옷 갈아입는다고 말도 없이 한 오 분은 문을 열어주지 않고 나를 밖에 세워두었다. (이 ㅇㅇ가!)
순간 '동,호수를 잘못 찾아왔나, 분명히 현관문을 열어줘서 들어왔는데 그새 아무도 집에 없나.' 오만가지 생각이 스쳤다. 공부를 시작하니 이 아이가 까칠한 얼굴로 상냥하게 묻는 말에 단답을 하면서 말을 아낀다.(아낄 걸 아껴야지)
내 경험상으로는 이럴 때는 자꾸 말을 걸어봤자 서로 득이 될 것이 없다. 퉁명스럽게 내뱉는 말에 상처를 받는다. '나 예민한 INFP교사는 상처를 잘 받기에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이지, 암.'
느릿느릿 또 공부는 조금씩 한다. 아예 안 하는 건 아니니 문제를 푸는 동안 사담만 삼가하고 입을 다물고 있으면 된다. 다 풀었다고 하면 채점하고 설명해준다. 깔끔하게. 오늘 나도조금 피곤하고 딱히 말하고 싶은 기분도 아니고 잘됐다.
'함께 묵언수행을 하는 거지.' 인간은 원래 아이나 어른이나 제 기분대로 행동하는 때가 많으니 무시하는 게 답이다.
사춘기 아이가 심통을 부릴 때는 어떻게 하나? 잠시 내버려 두라. 잔뜩 먹구름이 드리운 얼굴을 마주하고 불경스러운 답을 끝없이 듣다가는 화가 폭발할 수 있다.
앞날이 창창한 저 놈에비해서는 얼마 안 남은 내 생명만 단축하는 일이니 참으라. 스스로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갱년기는 맞이하고 죽어야 하지 않겠는가?
대체 어제 방학도 했고 종일 집에서 늘어지게 잤는데 뭐가 불만인걸까? '나라면 날아갈 듯한 기분으로 방긋방긋 웃으며 공부를 할텐데.' '육체노동을 제대로 하도록 어디서 알바를 시켜서 공부가 훨씬 수월함을 깨닫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사춘기란 호르몬에 큰 이상이 오는 시기가 분명하다. 전국의 부모님들과 교사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사춘기를 치료하는 특별한 약을 개발하는 게 국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그나마 교사이니 이 정도로 참는 거지 부모라면 속이 얼마나 터져 나갈까? 돌아보자면 젊고 혈기왕성하고 학교에 근무할 때는 때때로 참지 못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나 일년에 한두번은 이성을 잃고 길길이 날뛰며 화를 내기도 했을거다.어째 잊고 싶은 기억이라 망각을 했는지 치매에 걸렸는지잘 떠오르질 않는다.
'한 때 엘레강스 ㅇ 이란 별명 때문에 항상 고상하게 살려고 노력을 했기에 망정이지.'
도를 닦으려면 산에 들어가지 말고 학교에서 근무하는 걸 추천한다. 그만 둘 즈음에는 인성이 갈고 닦여서 열반에 들어갈 경지의 성자가 되어 있을테니.
이제는 화낼 기력도 없고 자식뻘 되는 아이니까 늙은 내가 인내하는 것이 옳다고 여길뿐이다. 아, 그리고 고혈압 때문에 괜히 타고난 명을 재촉할 수도있으니자중하자!
오늘의 교훈
1.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 (고 성경책에 써 있음)
2. 돈을 받았으면 참아야한다 (만고의 진리)
3. 무자식이 상팔자다! (사이비 복음서 인용)
4. 갱년기는 사춘기에게 져야 한다.(안 그랬다가는내 명이 짧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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